친구·동향·룸메이트… 시진핑, 黨·政·軍 다 틀어쥐었다

입력 2017.10.26 03:04

[13억명 움직이는 상무위원·정치국원 25人 대부분이 측근]

서열 3위 상무위원장 될 리잔수, 30년 지기 '시진핑의 왼팔' 역할
왕양은 개혁 외치는 시장주의자, 왕후닝은 '중국의 키신저'로 불려
자오러지는 시진핑 향우회 수장
나머지 18명 정치국원 중 13명, 시진핑과 인연 맺었던 인물들

"리커창 동지는 18기 상무위원이었고, 나머지 분들도 모두 정치국원을 지내 자료가 많을 테니 자세히 소개하지는 않겠습니다."

25일 신임 상무위원들을 이끌고 내외신 기자들 앞에 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나머지 상무위원 6명을 소개하면서 '○○○ 동지'라고만 했다. 그 말대로 이번에 상무위원에 새로 발탁된 5명은 상무위원 후보로 빠짐없이 거론될 만큼 알려진 인물들이다. 후계자 그룹이 없다는 점을 빼면 기존 틀을 깨는 파격적 인사는 없었다는 것이다.

서열 3위의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리잔수 당 중앙판공청 주임은 시 주석과 30년 지기(知己)다. 시 정권 1기 반(反)부패 수장 왕치산 전 상무위원이 오른팔이라면, 그는 왼팔이라고 할 수 있는 복심(腹心)이다. 시 주석이 허베이성 정딩현 서기로 풀뿌리 행정을 경험하고 있던 1983년 리 상무위원은 인근 우지현 서기였다. 늦깎이로 야간대학을 졸업한 그는 내내 허베이·산시·헤이룽장·구이저우 등 지방을 돌았다. 그가 중앙 정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2년 권좌에 오른 시 주석에 의해 판공청 주임(비서실장)으로 파격 발탁되면서부터다. 그가 예순둘일 때였다. 그리고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중국 권력 서열 3위에 오른 대기만성의 인물이다.

정치협상회의 주석이 될 왕양 부총리는 중국 최고의 경제 개혁 마인드를 갖춘 관료로 통한다. 가난한 농민 집안의 아들로 식품공장 노동자로 출발한 그는 광둥성과 충칭시 서기를 지내면서 실적으로 입신했다. 광둥성 서기 시절 글로벌 금융 위기로 관내 금융기관과 중소기업들이 도산 위기를 맞았을 때 "시장주의 원칙에 반하는 인위적인 지원은 없다"고 선언한 강골 시장주의자다. 그의 행보에 놀란 중앙 정부가 원자바오 총리를 보내 압박했지만 그는 강력하게 저항했다.

당 중앙서기처 서기를 맡은 왕후닝 상무위원은 29세 때 명문 푸단대 교수가 된 정치학자 출신이다. 장쩌민·후진타오를 거쳐 시진핑 정권까지 최고 권력자의 외교 책사로 활약해 '중국의 키신저'로 불린다. 시 주석의 캐치프레이즈인 '중국몽(中國夢)'도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자오러지 상무위원은 시진핑 집권 2기의 '왕치산' 역할을 맡았다. 1400명 안팎의 당내 최고위급 인사들을 꿰뚫고 있어 당내 반(反)부패를 단속하는 역할을 맡았다. 시진핑 주석과 동향인 산시성 출신 측근들의 수장이다. 서열 7위로 경제·환경 담당 부총리를 맡게 될 한정 서기는 공직 생활 전부를 상하이에서 보낸 상하이통이다. 장쩌민 전 주석과 주룽지 전 총리 등과도 가깝다.

이 6명 중 리잔수, 자오러지 상무위원은 시진핑 측근 그룹, 리커창 총리와 왕양 상무위원은 후진타오 계열의 공청단파, 한정 상무위원은 장쩌민 계열의 상하이방으로 분류된다. 참모 출신인 왕후닝 상무위원은 계파를 분류하기 애매하다.

시 주석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절대 권력의 기반을 다졌지만 상무위원 7명은 계파 간 안배가 이뤄진 모습이다. 시 주석 진영이 추진했던 당 주석제 부활이나 상무위원 축소 시나리오가 관철되지 않았고 왕치산 상무위원의 유임에도 실패했다는 점에서 중국 공산당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하려는 저항이 상당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 전문가인 청리는 "시 주석이 자신의 이름을 딴 '시진핑 신시대' 사상을 당장(黨章·당헌)에 삽입해 당내 절대 권위를 인정받는 대신 상무위원 인선에서 양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반면 정치국원(상무위원 포함 25명)은 시 주석 측근들이 점령했다고 할 수 있다. 신임 정치국원 15명 중 10명(67%), 상무위원을 뺀 전체 18명 중 최소 13명(72%)이 시 주석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시 주석의 저장성 시절 부하였던 차이치 베이징시 서기, 시 주석의 칭화대 시절 룸메이트인 천시 당 조직부 부부장, 시 주석의 상하이시 서기 시절 비서장 딩쉐샹 등 측근들이 무더기로 입성했다. 범(汎)시진핑 그룹까지 합치면 정치국은 사실상 시 주석이 장악했다고 볼 수 있다. 리잔수 상무위원 후임으로 중앙 판공청 주임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딩쉐샹은 올해 50대로, 후춘화·천민얼 서기와 함께 차기 주자 경쟁을 할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한편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중국 외교 사령탑으로선 첸치천 전 부총리 이후 14년 만에 정치국원에 발탁됐다. 그는 내년 3월 전인대에서 외교 담당 부총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한층 중요해진 대미(對美)외교의 중요성을 반영한 인사로 풀이된다.

 

[인물정보]
중앙군사위원, 신임 3명 모두 시진핑 측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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