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춘마 위해… 200회 완주의 영광 아껴뒀죠"

    입력 : 2017.10.26 03:04

    [춘천마라톤 D-3 이색 참가자]

    71세 마라톤 마니아 조윤구씨
    1999년 춘천서 마라톤 인생 시작… 17년째 출전, 대기록 달성 눈앞

    "하루하루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하하하."

    마라톤 마니아 조윤구(71)씨는 요즘 '싱글벙글' 10월 29일만 기다린다. 마라톤 풀코스(42.195㎞)만 199번 완주한 그가 영예의 '200회 완주'를 달성하기로 선택한 무대, 춘천마라톤(조선일보·춘천시·스포츠조선·대한육상연맹 공동 주최)이 열리는 날이다. 올해 조씨가 춘천마라톤에 참가하면 16회 연속, 개인 통산 17번째 출전 기록을 세운다. 춘천마라톤은 그가 정식으로 출전한 첫 마라톤 대회였고, 풀코스 완주 100번째(2010년) 무대이기도 했다. 그에게 춘천마라톤은 달리기 인생의 처음이자 끝이다.

    조윤구씨는 춘천마라톤 통산 17번째 출전을 앞두고 있다. ROTC 7기인 그는 지금까지 춘천마라톤을 완주해 받은 메달과 ROTC 마라톤클럽에서 받은 감사패를 들고 환하게 웃었다.
    조윤구씨는 춘천마라톤 통산 17번째 출전을 앞두고 있다. ROTC 7기인 그는 지금까지 춘천마라톤을 완주해 받은 메달과 ROTC 마라톤클럽에서 받은 감사패를 들고 환하게 웃었다. /박상훈 기자

    그는 1987년 본격적으로 장거리 달리기를 시작했다. ROTC 7기로 육군 장교가 된 그가 인천에 근무할 시기였다. 부평동에 살던 그는 매일 새벽 3시 50분에 일어나 집 근처 공원을 돌고 돌아왔다. 이게 습관으로 굳어져 30년이 지난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년 새벽 달리기를 빼먹은 날은 명절 등을 포함해 닷새뿐이었다고 한다. 눈보라나 폭풍우가 몰아치는 어두운 거리에서 달리는 그를 보고 "미친 사람"이라며 수군대는 주민들도 나올 정도였다.

    춘천마라톤에 발을 들인 건 1999년 육군 중령으로 전역해 인천의 한 병원에서 총무 업무를 볼 때였다. 당시 동료가 달리기를 즐기는 그에게 "춘천마라톤에 나가지 않으면 달리기 마니아라고 할 수 없다"고 한 얘기를 듣고 곧장 풀코스에 도전장을 냈다. 당시 53세였던 그는 4시간12분59초로 완주했다. 그는 춘천에서 중대장 생활을 했고, 아들 둘도 이곳에서 낳았다. 조씨는 "청춘이 담긴 곳에 돌아와 절경에 취해 달리다 보면 힘들 새도 없이 피니시 라인에 닿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 출전한 자리에서) 200회·300회 완주도 이곳에서 달성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관악산 등산에 나섰다가 20여m 아래로 떨어져 허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당했다. 재활 후 2001년 춘천마라톤에 나가려고 했지만 의사가 "죽어도 안 된다"고 말려 불참했다. 가족도 "이제 그만하라"고 호소했다. 그는 기어코 2002년 대회에 나와 완주에 성공했다. 당시 기록한 3시간45분10초는 그의 최고 기록이 됐다.

    올해 대회에서 조씨는 첫 출전 때 다짐대로 200회 완주에 나선다. 199번 이후 다른 마라톤에 참가하지 않고 춘천마라톤을 기다려왔다. "1999년 춘천마라톤은 꼭 '첫사랑' 같습니다. 올해도 설레는 마음으로 29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