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대못 박다

    입력 : 2017.10.25 03:15

    文정부, 새 원전 6기 백지화와 노후 원전 연장 금지 등 발표
    신고리 5·6호기 재개 결정 후 탈원전 에너지 정책 되레 가속
    전문가들 "전력수급 감안 않고 정부가 무리하게 밀어붙여"

    정부가 신규 원자력발전소 백지화와 노후 원전 수명 연장 금지 등을 포함한 '탈(脫)원전 로드맵'을 발표했다. 정부는 24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방침을 확정하고 문 대통령이 대선 공약이나 국정 과제 등으로 제시한 탈원전 정책을 공식화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결정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던 정부의 '탈원전 드라이브'가 오히려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번 로드맵으로 에너지 정책에 탈원전이라는 '대못'을 박았다"며 "국내 전력 수급을 감안하지 않은 조치"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논의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가 현안을 결정하는 역사적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며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공론화위원회의 권고를 충분히 반영해 후속 조치에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공론화 과정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한층 성숙시키고 사회적 갈등 현안 해결에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정부는 앞으로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아직 건설 장소나 이름을 정하지 않은 원전 2기 등 총 6기의 신규 원전 계획을 백지화한다. 수명이 다하는 노후 원전은 운영을 연장하지 않고 가동을 중지하기로 했다. 2022년 11월 설계 수명이 끝나는 월성 1호기는 조기 폐쇄할 계획이다.

    국내 가동 원전은 올해 24기에서 2022년 28기로 정점에 달했다가 2031년 18기, 2038년 14기 등으로 줄어든다. 계획대로라면 신고리 5·6호기 수명이 끝나는 2083년이 되면 국내에는 원전이 남지 않는다. 정부는 원전 비중을 축소하는 동시에 현재 7%인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30년 20%로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조만간 내놓기로 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반발하고 있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결정에는 탈원전 정책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민심이 담겨 있는데도 정부가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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