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 사고력 키우며 협업력·문제해결능력도 '쑥쑥'

입력 2017.10.23 03:04

코딩 교육, 창의·융합교육 핵심으로 급부상
정부가 교육 활성화 팔걷고 나서 … 초·중학생, 앞으로 SW 필수 이수 … CMS에듀, 맞춤 코딩 교육 론칭

"서보모터(servomotor), LED, 광센서 하나씩 책상 위에 꺼내두세요. 오늘은 빛의 밝기를 표현하는 장치를 만들어 볼 거예요. 여러분은 어떤 알고리즘을 만들 건가요? 각자 연습장에 그려보세요. 부품만 생각하지 말고 작동원리를 고민해야 하는 거 알죠?"

지난 18일 오후 6시, 씨큐브코딩 서초코어센터에서 초등학교 3~5학년 과정의 코딩수업이 시작됐다. 10명의 학생은 각자 공구함에서 부품을 하나씩 꺼내놓고 개인용 PC(노트북)의 전원을 켰다. "선생님, 서보모터를 집에 두고 왔나 봐요." 깜빡 잊고 준비물을 두고 온 이경호(가명·3학년)군은 수업 시작부터 울상이다. "서보모터는 선생님이 이따가 줄 테니까, 서보모터의 특징과 오늘 만들어볼 장치의 알고리즘을 친구들에게 설명해줄 수 있겠어?" 이군은 서보모터에 달린 프로펠러가 자동차 와이퍼처럼 왔다갔다할 수 있도록 설계한 명령체계(알고리즘)를 칠판에 그렸다. 여느 초등학생 아이들이 그렇듯 그림 선은 삐뚤빼뚤했지만 스스로 고안한 알고리즘은 거의 정확했다. "서보모터는 회전이 가능한 동력장치이고…. (중략) 태양열을 이용해 두 개 판의 온도 차를 이용해서 모터를 돌려 프로펠러의 방향이 전환되도록 해요. 온도 차가 생기도록 한쪽에 검은색 종이를 대면 될 것 같아요."

이군 외에도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동력이 적정한 곳으로 흘러갈 수 있게 알고리즘을 그리고, 노트북과 칠판을 번갈아 보면서 명령 값을 지정하는 블록을 쌓기 시작했다. 이 학생들은 CMS에듀가 최근 론칭한 '씨큐브코딩'의 수강생이다. 이군 수준의 교육을 받으려면 기본적으로 컴퓨터의 정보 전달 체계와 간단한 수학·물리학적 지식 그리고 산술식과 관련한 몇몇 영어 단어도 알고 있어야 한다. 얼핏 중·고교 이상의 학습능력을 요구하는 과정처럼 보이지만, 초등학교 3~4학년 정도면 수업을 따라갈 수 있다. 단, 실생활과 접목한 IT 기초교육을 먼저 받아야 한다.

지난 18일 오후 6시 씨큐브코딩 서초코어센터에서 초등학교 3~5학년 학생 10명이 ‘컬러LED레이더’를 제작하는 코딩 실습을 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6시 씨큐브코딩 서초코어센터에서 초등학교 3~5학년 학생 10명이 ‘컬러LED레이더’를 제작하는 코딩 실습을 하고 있다./최항석 객원기자
◇코딩 교육, 기술 습득 아닌 사고력·문제해결력 향상 목적

코딩(coding)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창의·융합교육의 핵심 중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코딩은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으로, 컴퓨터 명령체계에 따라 각종 기계, 용품, 웹사이트, 게임 등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코딩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고, 논리력·창의력·문제해결능력 등을 길러주는 IT 기반의 교육 도구로 활용된다.

최근 정부도 코딩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교육에 팔을 걷고 나섰다. 2015년부터 '소프트웨어교육 체험주간'을 개최해 각종 체험행사는 물론이고, 교사 직무연수, 교과서 개발 등 초중등 소프트웨어교육 의무화를 위한 기반을 닦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펼쳐진 알파고·이세돌의 바둑대전은 학생·학부모들의 관심에 불을 댕겼다. 지난해 교육부 등이 주최한 '온라인 코딩 파티'에 전국 21만8000여 명이 참가했을 정도니 열기를 짐작할 만하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중학교는 내년부터, 초등학교는 2019년부터 소프트웨어교육을 한다. 단계적으로 34시간 이상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2월 공동 발표한 '소프트웨어 교육 활성화 기본계획'에 의하면, 소프트웨어교육은 중학교의 경우 '정보·컴퓨터'과목 교사가 맡고, 초등학교는 담임교사가 '실과' 과목에서 가르친다. 대학은 IT 계열 전공의 교육과정을 '실무 중심'으로 개편하고, 비전공자도 소프트웨어 기초교육을 수강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소프트웨어교육은 단순히 코딩 기술을 습득하는 게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기본원리를 통해 컴퓨팅 사고력과 논리력을 배우고, 이를 바탕으로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증진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며 "놀이와 체험 중심으로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씨큐브코딩, 초등생 대상 3단계 코딩수업

이처럼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IT업계의 전문기술로만 여겨졌던 코딩이 초·중등 '기초 교육'으로 주목받으면서 학부모들은 좀 더 체계화된 교육과정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앞선 CMS에듀의 '씨큐브코딩'의 경우 수학과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간단한 입학시험을 통해 학생을 선발한다. 학생들은 시험 결과에 따라 ▲ICT1(초등 2~4학년, 6개월 과정) ▲ICT2(초등 3~5학년, 12개월 과정) ▲ICT3(초등 4~6학년, 9개월 과정) 등 3단계 과정을 선택할 수 있다.

알고리즘이라는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와 컴퓨터의 작동원리 등을 배우는 ICT1부터 C언어로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보는 ICT3 단계까지, 모든 과정에서 컴퓨터처럼 생각해보는 능력 즉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을 통한 창의력과 협업능력을 키우는 데 교육이 집중된다. 이 업체 관계자는 "코딩은 창의력과 사고력을 기르는 데 효과적인 교육 도구"라며 "앞으로는 게임, 퍼즐, 토론을 통해 스스로 만든 질문을 협업으로 해결하는 새로운 방식의 교육이 강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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