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반려견에 물린 한일관 대표, 3일만에 사망

입력 2017.10.21 03:09 | 수정 2017.10.21 09:54

엘리베이터 문 열리자마자 목줄 안한 개에 정강이 물려
병원 치료 받았지만 패혈증 사망… 최근 비슷한 사건 잇따라

78년 전통의 서울의 유명 한식당 '한일관'을 운영해온 김모(여·53)씨가 목줄을 하지 않은 이웃집 개에 물려 지난 3일 사망했다. 지난달 30일 김씨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가족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목줄 없이 문 앞에 있던 프렌치 불도그가 김씨에게 달려들어 정강이를 한 차례 물었다. 김씨는 곧바로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사흘 만에 패혈증으로 숨졌다. 패혈증은 세균·바이러스 등의 감염으로 전신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동물에 물렸을 때 걸릴 수 있다. 김씨 유족은 개 주인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사고를 일으킨 프렌치 불도그는 보통 몸길이 70㎝, 몸무게 10~ 13kg 정도이다.

매년 개에 물리는 사고 건수 그래프
반려견에 물려 부상당하거나 숨지는 사고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파악한 개에 물린 사고는 2011년 245건에서 지난해 1019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도 지난 8월 기준 1046건의 사고가 있었다. 견주(犬主)들이 반려견에게 목줄·입마개 등 안전 조치를 하지 않아 발생하는 사고가 대부분이다.

지난 9월 전북 고창군에서 산책 중이던 고모(46)씨 부부에게 커다란 개 네 마리가 달려들었다. 무차별 공격에 고씨는 엉덩이 등 몸 곳곳에 큰 이빨 자국이 났고 아내 이모(45)씨는 오른팔 살점이 떨어져 나갔다. 근처에서 농사를 짓는 강모(56)가 키우던 잡종견들이었다. 지난 6일 경기 시흥시에서는 한 살짜리 여자 아이가 집 안에서 키우던 진돗개에게 물려 숨졌다. 이 개는 입마개나 목줄을 하지 않았다.

요즘 반려견은 대부분 예방 접종을 한다는 생각에 개에 살짝 물리거나 할퀴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노인이나 아이 등 면역력이 약한 경우에는 반려견이 보유한 박테리아균에 감염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상처에 균이 들어가 감염되면 패혈증 등 합병증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대구의 한 공원에선 산책하던 80대 노인이 입마개를 하지 않은 셰퍼드에 다리를 물려 패혈증으로 입원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맹견'을 동반하고 외출할 때 목줄, 입마개 등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목줄이나 입마개를 하지 않은 맹견 주인에게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지만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인에게 버려진 반려견이 산으로 들어가 들개화(化)돼 등산객을 위협한다.

우리나라도 법적인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영국은 1991년 맹견 사육 제한과 관리 지침을 담은 '위험한 개법'을 만들었다. 도사견, 핏불테리어, 도고 아르헨티노 등의 맹견은 '특별 통제견'으로 분류하고, 이런 견종을 키우려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개가 사람을 물어 사망하게 하면 견주는 최대 징역 14년까지 선고받는다. 미국에서는 목줄을 하지 않은 개로 인해 피해가 발생할 경우 견주는 1000달러(약 113만원)의 벌금형 혹은 6개월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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