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0.21 03:12

    "제로니모 E-KIA(Enemy Killed In Action)!" 2011년 파키스탄 내 오사마 빈 라덴 은신처를 급습한 미 특수부대원들은 빈 라덴 사살 임무를 완수한 뒤 이렇게 외쳤다. 제로니모는 미국이 빈 라덴에게 붙였던 암호명. 미국을 괴롭혔던 전설적 인디언 아파치족 추장 이름을 딴 것이었다. 빈 라덴 사살 작전은 79명의 특수부대원과 군견 한 마리가 수행했다. 그중 핵심은 '데브그루'라는 네이비실(Navy SEAL) 6팀 24명이었다. 데브그루는 '개발단'이란 뜻의 위장 명칭이다.

    ▶네이비실은 미 해군의 최정예 특수부대다. 실(SEAL)은 바다·공중·지상(Sea Air Land)을 의미한다. 어디서든 전투 가능한 전천후 부대라는 의미다. 1961년 쿠바 피그만 침공 작전 실패를 겪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지시로 창설됐다. 6팀은 네이비실 중에서도 엄선된 요원들로 구성된 특수부대 중 특수부대다. 미 대통령, 국방장관의 직접 통제를 받는 일종의 '전략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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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부산에 입항한 원자력 추진 미 잠수함 미시간함에 네이비실 6팀이 타고 와 훈련 중이라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2008년 2월 미시간함과 같은 형(型)인 오하이오함이 부산항에 처음 왔을 때 안에 들어가 취재한 적이 있다. 미사일 발사관 한쪽으로 특수부대원들을 위한 침대가 늘어서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미시간함의 네이비실 대원들은 소형 특수 잠수정 ASDS를 이용해 북한 해안에 은밀히 침투할 수 있다. 어제 조선일보 1면에는 물 위에 떠오른 미시간함 상부에 ASDS 격납고로 보이는 설치물이 달려 있는 사진이 실렸다. 미 특수부대원들은 우리 해군의 UDT/SEAL 요원 등과 함께 지난 수년간 북 침투 훈련을 여러 차례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특수부대원들은 유사시 김정은 등 북 정권 수뇌부를 제거하는 이른바 '참수 작전'을 펴거나 급변 사태 때 북 핵무기를 확보·제거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된다.

    ▶군 당국은 이런 훈련과는 별도로 참수 작전을 주 임무로 하는 부대를 오는 12월 창설한다. 참수 작전은 핵 없는 우리가 북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육군도 엊그제 국감에서 미사일 등과 함께 참수 작전 부대를 '5대 게임 체인저'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 또한 야간·악천후 침투 능력을 지닌 특수전용(用) 헬기·수송기나 ASDS 같은 첨단 장비를 갖추지 않고는 제 역할을 할 수 없다. 기왕 게임 체인저로 키우려면 군만이 아닌 정부 차원의 의지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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