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 탄압하는" 동문‘아웅산 수치' 초상화와 명패, 옥스퍼드대서 떼져

  • 김유진 인턴

    입력 : 2017.10.20 21:04 | 수정 : 2017.10.20 21:06

    미얀마의 소수민족 로힝야족(族) 인권유린과 말살 정책에 항의해, 미얀마의 지도자 아웅산 수치가 옥스퍼드대 학부 생활을 보냈던 세인트휴스(St.Hugh’s) 칼리지 학생들이 아웅산 수치 여사의 이름을 칼리지 학생 휴게실에서 제거하기로 결정했다고, 가디언이 20일 보도했다. 이 칼리지의 중앙 출입구에 있던 아웅산 수치의 그림은 9월 개학 전에 떼져 창고에 보관된 상태다.
    옥스퍼드대 세인트휴스 칼리지 출입구에 걸렸던 아웅산 수치 여사의 초상화/가디언

    아웅산 수치는 옥스퍼드대에서 1964~1967년 정치·철학·경제(PPE)를 전공했다. 또 1991년 노벨 평화상을 받고, 2012년에 옥스퍼드대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자신의 67번째 생일 축하 파티를 세인트휴스 칼리지에서 할 정도로 옥스퍼드대와 친분이 깊었다. 세인트휴스 칼리지 중앙 출입구와 학생 휴게실에도 각각 그의 초상화와 명패가 걸렸었다.

    미얀마 소수민족 로힝야족은 미얀마 정부군로부터 '인종 청소'에 가까운 학살을 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세인트휴스 칼리지 학생들은 19일 저녁, 투표로 칼리지 휴게실의 졸업생 명패에서도 그의 이름을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학생들은 “그가 대량 학살, 강간과 심각한 인권 억압에 대해 비판하지 못하는 모습을 용납할 수 없다”며 최근 그가 보인 행동은 과거 그가 정의롭게 알렸던 이상과 원칙들에 반한다고 했다. 이달 초, 옥스퍼드 시의회도 아웅산 수치에게 부여한 명예 시민권을 박탈했다.

    로힝야족은 미얀마에 사는 무슬림 소수민족으로, 미얀마 정부군은 최근 마을 전체를 불 지르고 성폭행과 학살을 저지르며 ‘인종 청소’에 가까운 탄압을 벌이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로힝야족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50만 명 이상이 거주하던 라카인 주를 떠나 방글라데시 국경을 넘었다.

    아웅산 수치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서의 역할이 기대됐으나, 그동안 로힝야족 인권유린 사태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 최근에도 “군은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충분한 조처를 했다”며 미얀마 군부를 감싸는 듯한 발언을 했다.

    현재 옥스퍼드대는 명예박사 학위는 철회하지 않기로 했지만,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정책에 ‘깊은 우려’를 밝혔다. 대학은 “옥스퍼드 동문인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미얀마 정부가 차별과 억압을 없앨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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