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등 처우개선 기회" "되레 일자리 줄어들 수도"

    입력 : 2017.10.18 03:04

    특수고용직 노동 3권 보장 추진

    노동계 "그동안 사각지대 내몰려"
    재계 "고용부담 늘어 경영 악화땐 골프장 캐디 대신 전동카트 늘 것"

    고용노동부가 '특수형태 고용근로(특고) 종사자'의 노동 3권 보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향후 노동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고용부는 최근 특고 종사자 실태 조사를 시작했고, 노사·전문가 등과 사회적 논의를 거쳐 노동조합법을 개정하거나 특별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노동계는 "그간 사각지대에 있던 특고 노동자의 권리 개선 방침을 환영한다"고 한 반면 산업계에선 "경영 비용 증가 등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노동계 "230만명 처우 개선해야"

    특수 고용근로 종사자 현황
    특고 종사자 직종은 간병인과 퀵서비스 기사, 대출 모집인, 방송작가 등 수십 종에 이른다. 노동계는 특고 종사자 규모를 약 230만명으로 추산한다. 이 중 산재보험 법령에서 규정한 특고 종사자는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택배 기사 등 9개 직종 49만여명이다. 특고 종사자의 노동 3권이 보장되면 노조 설립(단결권)이 가능해지고 단체교섭과 단체행동권(파업권)도 갖는다. 노조를 설립해 사측과 단체교섭을 통해 업무 수행 건당 단가 인상과 근로조건 개선 등을 꾀하고, 단체 교섭이 결렬되면 파업 등 쟁의행위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 관계자는 "특고 종사자에 대한 노동기본권 논의는 노무현 정부 때 특별법 제정으로,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엔 노사정위를 통해 추진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사안"이라며 "단체행동권까지 허용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기 한림대 객원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유연한 형태의 노동이 급증하는 상황, 특고 종사자의 특수성을 감안한 보호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대선 공약에 집착해 무리하게 추진하면 과거 사례처럼 결과적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영계 "개인사업자 본질에 안 맞아"

    이날 국가인권위가 공개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일반 근로자의 종속성 지수(1에 가까울수록 큼)는 0.419인데 특고 종사자는 평균 0.369로 나타났다. 사용자에 대한 종속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그러나 직종별로는 큰 차이가 났다. 예컨대 검침원(0.920)·학습지 교사(0.643)·보험모집인(0.612) 등은 일반 근로자 평균보다 종속지수가 높았지만, 간병인(0.193)·화장품 방문판매원(0.226)·택배기사(0.377) 등은 낮다. 앞서 이달 12일 고용부 국정감사에서 김영주 장관은 최근 노조 설립 신고를 낸 택배연대노조에 대해 설립 허가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답한 바 있다.

    재계는 특수형태 종사자를 근로자로 인정해 노조 활동까지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고용부 방침은 노동계 주장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고 종사자를 노동법적인 시각에서만 보호하려 하면, 오히려 경제 효율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비용 부담 증가 등 이유로 경영이 악화될 경우 보험회사는 보험설계사 대신 콜센터나 통신판매 형태로 보험 판매 방식을 바꿀 수 있고, 골프장은 전동카트를 늘려 캐디 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고 종사자들에 대해 일괄적으로 노동 3권을 인정하는 것을 당사자들 대부분이 선호하느냐도 논란이다. 특고 종사자를 모두 근로자로 인정하게 되면 회사 지시를 받아야 하는 데다, 경우에 따라 근로소득세까지 내야 해 현행 방식을 선호하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산업계에선 "특고 종사자를 근로기준법이나 노동조합법이 아닌 약관규제법, 독점규제법, 하도급거래법 등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영완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은 "특고 종사자는 위탁계약에 근거한 개인사업자인데 각 직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면 결국 해당 일자리 감소 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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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부, 특수고용직 노동 3권 보장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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