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바른, 통합 1단계 '공동 교섭단체' 검토

입력 2017.10.16 03:03

바른정당 분당 가능성 커지자 안철수계·유승민계 의원 20명
"구성 방안 등 의견 주고받아" 실제 구성 여부 국회법 따져봐야

"결국 합당 결정은 安·劉가 할것"

분당(分黨)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바른정당이 국회에서 교섭단체 지위를 잃을 경우, 남은 의원들이 국민의당과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방안을 양당 일부 관계자들이 논의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이는 내년 지방선거 전 '당 대 당 통합'까지 염두에 두고 1단계 작업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양측 설명이다. 양당에서는 "궁극적으로 중도를 지향하는 양당 내 의원들끼리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국민의당 안철수계와 바른정당 자강파들은 원칙적으로 양당 간 연대에 긍정적이다. 안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한국당과 통합에 반대하고 있는 바른정당 의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안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연대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려 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민주당 쪽에서 '연정(연합정부)설' 등으로 장난을 치니까 바른정당과 뭔가 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더 강해지고 있다"며 "바른정당에서 김무성 등 통합파 의원들이 탈당하면 호남에서도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가운데)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한 후분양제 아파트를 방문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안철수 대표, 마곡지구 주민들과 대화 - 국민의당 안철수(가운데)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한 후분양제 아파트를 방문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앞줄 오른쪽은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 /이덕훈 기자
유승민 의원도 최근 본지 기자와 만나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의 지난달 교섭단체 연설을 보면 공감이 가는 게 많았다"며 "안보와 관련된 부분에서 우리와 생각하는 방향이 비슷해지면 뭉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했다. 바른정당 한 의원은 "실제로 몇몇 여론조사에서 한국당·바른정당 통합은 지지율이 오히려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는 반면,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은 지지율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며 "결국 합당 결정은 안철수, 유승민 두 사람이 하게 될 것이고, 그게 시작되면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 20명 안팎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민통합포럼'은 우선 바른정당이 깨질 경우 당 대 당 통합을 목표로 하고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법상 교섭단체는 20명 이상 의원이 모여야 가능하다. 현재 20명의 바른정당은 1명이라도 탈당하면 비(非)교섭단체가 된다. 이 경우 국가에서 주는 정당보조금이 대폭 줄고, 국회에서의 여야 협상에도 끼지 못한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공동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국민통합포럼의 공동대표인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과 바른정당 정운천 의원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공식 논의는 아니었지만 몇몇 의원과 공동 교섭단체 구성 방안 등의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결국에는 양당이 통합하는 방향으로 가야겠지만 시간이 필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과도 체제로 얘기가 된 것"이라고 했고, 정 의원은 "반(反)포퓰리즘 연대 차원"이라고 했다. 안철수 대표도 이날 '바른정당과 공동 교섭단체 구성 이야기가 나온다'는 취재진 질문에 "바른정당도 다당제 역사에 기여한다는 소신으로 창당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소신을 잘 지키고 굳건하게 잘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바른정당 내 대표적 자강파인 남경필 지사도 이와 관련, 최근 이 의원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하려면 현실적인 장애물도 있다. 우선 국회법상 공동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 지난 2008년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이 공동 교섭단체인 '선진과 창조의모임'을 꾸려 연도별로 교섭단체 대표를 나눠 맡은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각 당이 18석, 3석으로 모두 비교섭단체였다.

또 국민의당에선 호남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민심은 민주당과 협력하라는 것"이라고 하고 있다. 바른정당에서는 "당 대 당 통합이 아니라 국민의당에 흡수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온다. 이 때문에 궁극적으론 민주당이나 한국당으로 가고 싶어 하는 의원들을 뺀 통합이 추진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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