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조희팔 사건' 연루된 前서울경찰청장

    입력 : 2017.10.14 03:09

    구은수 경찰공제회 이사장
    1조원대 다단계 회사에서 돈받은 혐의… 압수수색·出禁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13일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구은수(59) 경찰공제회 이사장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 수색 했다. 검찰은 이날 구 이사장에게 돈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 김모씨를 구속했다. 법원은 영장을 발부하며 "김씨 혐의가 소명된다"고 했다.

    구 이사장은 2015년 말까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지냈고, 그 전에는 청와대 치안비서관을 했다. 검찰은 그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이던 2014년 경찰이 유사수신업체인 IDS 홀딩스를 수사 중일 때 이 업체 임원 유모씨(구속)로부터 수사담당 경찰관을 교체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유씨가 전직 보좌관 김씨에게 3000만원을 주면서 이 중 2000만원은 구 이사장에게 전달해달라고 부탁하고 김씨는 1000만원을 갖도록 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구 이사장을 출국금지했다. 또 조만간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IDS홀딩스는 불법 다단계(피라미드) 사업을 벌여 1만명 가까운 피해자를 낳은 회사다. 피해액이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환율 변동을 이용해 수익을 얻는 'FX 마진거래'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피해자가 생기면서 2014년 수사를 받았다. 그해 9월 이 회사 대표 김모씨는 투자금 733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2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그런데 김씨는 재판을 받는 도중에도 피해자들에게 투자금 모집을 계속했고,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결국 김씨는 지난해 9월 사기 혐의 등으로 다시 기소됐다. 김씨는 이때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고, 최근 항소심에서는 징역 15년으로 형량이 더 높아졌다.

    검찰에 따르면 전직 보좌관 김씨와 구 이사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유씨는 IDS홀딩스의 회장 명함을 들고 다녔다고 한다. 검찰은 그러나 유씨가 실제 임원으로 재직한 게 아니라 사건 해결 브로커 역할을 한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유씨가 구 이사장 외에 다른 수사기관 관계자 등을 접촉해 '구명 로비'를 했다는 정보를 입수해 수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이 '조희팔 사건'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말이 검찰 주변에서 나온다. 조희팔 사건은 7만여명 피해자가 생긴 최대 규모의 피라미드 사기 사건이었다. 부장검사와 경찰 간부들이 조씨의 비리를 무마해주다가 처벌을 받았다.

    한편 검찰이 전직 경찰 고위 간부를 겨냥해 본격 수사에 돌입하면서 이번 사건이 검경 갈등의 불씨가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수사권 조정' 문제로 불편한 사이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범죄 첩보가 입수돼 수사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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