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깨비의 힘으로… 결국은 부산행

    입력 : 2017.10.14 03:05

    손아섭 솔로·스리런 연타석포… 이대호도 6년 만에 PS 홈런
    롯데, NC 누르고 승부 원점

    내일 사직서 준PO '최후 결판'

    "제발, 제발"

    2―1로 앞선 5회초 2사 1·2루. 롯데 2번 타자 손아섭은 NC 두 번째 투수 원종현의 슬라이더를 밀어 친 뒤 마산야구장 외야를 향해가는 타구를 바라보며 절박하게 중얼거렸다. 펜스를 넘기를 바라는 '주문'이었다.

    1승2패, 벼랑 끝에서 맞이한 13일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 손아섭뿐 아니라 동료 선수단과 롯데 팬들의 심정을 아는 듯 타구는 담장을 훌쩍 넘어버렸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이었다. 2루를 밟고 3루로 향하던 손아섭은 롯데 팬들이 있는 왼쪽 외야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5회 3점 홈런을 치는 모습.
    방망이 짧게 잡고 홈런 2방 - NC전 승리를 이끈 롯데의 손아섭이 5회 3점 홈런을 치는 모습. 투지가 불러온 연타석 홈런이었다. /연합뉴스
    손아섭이 4회 솔로 홈런, 5회 3점 홈런을 터뜨리자 이대호와 전준우의 방망이마저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NC 마운드를 맹폭했다. 롯데는 7대1로 승리하며 5전 3선승제 승부를 2승2패 원점으로 돌렸다. 홈런 두 방 포함, 4타수 3안타 4타점으로 공격을 이끈 손아섭은 경기 MVP로 뽑혔다. 최종 5차전은 15일 오후 2시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다.

    손아섭은 이틀 전 3차전에서 패색이 짙던 8회 홈런을 터뜨리고 들어오다 더그아웃을 향해 함성을 올렸다. 조원우 롯데 감독이 "평소에도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할 만큼 동작이 컸다. 손아섭은 "우리는 크게 뒤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홈런 하나에) 환호하는 팬들을 보면서 가슴이 울컥했다"고 말했다.

    이대호“홈런빵 맞아도 행복해요”
    이대호“홈런빵 맞아도 행복해요” - 달콤한‘홈런빵’이었다. 롯데 이대호(오른쪽에서 둘째)가 13일 열린 NC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6회초 솔로 홈런을 날리고 더그아웃에 돌아온 뒤 동료 정훈으로부터 장난 섞인 펀치를 맞은 후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를 지켜본 다른 동료들도 다들 웃었다. 달라진 롯데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연합뉴스
    비로 경기가 하루 미뤄졌지만 이틀 전 달궈진 손아섭의 방망이는 여전히 뜨거웠다. 4회엔 상대 선발 최금강의 바깥쪽 직구를 밀어 쳐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0―0 균형을 깨는 선제 홈런이었다. 손아섭은 4회말 곧바로 동점을 허용해 분위기가 넘어가는 듯하자, 5회 쐐기 3점포를 터뜨려 추격을 막았다. 그는 수비에서도 어려운 타구를 몸을 던져 잡아내는 장면을 여러 번 연출했다.

    손아섭뿐 아니라 롯데 선수 모두 투지를 불태웠다. 1―1 이던 5회 1사 후 중견수 쪽 안타성 타구를 날린 번즈는 상대 야수가 역동작으로 잡는 것을 보곤 거침없이 2루까지 내달려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번즈의 질주는 롯데의 완승을 예고하는 장면이었다. 그동안 포스트시즌 부진에 시달리던 강민호는 6회 유격수 쪽 깊은 타구를 날리고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까지 해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는 4회엔 처리하기 쉽지 않은 노진혁의 파울 타구를 그물에 부딪히면서 잡아냈다.

    경기결과표
    손아섭은 야구가 안 풀렸을 때 이름까지 바꾸며 부활의 집념을 불태운 선수다. 그가 휘두르는 방망이 끝부분엔 테이프가 칭칭 감겨 있다. 2014년 3번 타순에 서면서 장타를 때리고 싶다는 갈망 때문에 시도한 방법이다. 손아섭은 "타격 순간 손목이 잘 돌아가도록 지지대 역할을 해줘 타구가 더 멀리 날아간다"고 했다.

    롯데 팬들은 그라운드에 온 힘을 쏟아 붓는 손아섭을 '섭깨비'라 부른다. 머리 스타일이 드라마 도깨비의 주인공 공유와 비슷해 '사직 공유'로 불리다 나중에 '섭깨비'란 별명까지 얻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3개의 대포를 터뜨린 손아섭은 "5차전도 모든 선수가 지금처럼 하면 하늘이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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