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손님의 방문, 평온했던 가정에 破局을 알리다

    입력 : 2017.10.14 03:02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 '마더!'

    '헝거 게임'과 '엑스맨' 시리즈의 제니퍼 로런스(27)는 현재 할리우드에서 출연료가 가장 비싼 여배우다. 대런 애러노프스키(48)는 '블랙 스완'과 '더 레슬러'를 연출한 영화감독. 실제 연인 관계인 이들이 주연과 연출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오는 19일 개봉하는 영화 '마더!'는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개봉을 앞두고 13일 먼저 선보인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단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영화‘마더’의 여주인공 제니퍼 로런스(가운데)와 감독 대런 애러노프스키는 실제 연인이기도 하다.
    영화‘마더’의 여주인공 제니퍼 로런스(가운데)와 감독 대런 애러노프스키는 실제 연인이기도 하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시인'(하비에르 바르뎀)은 '마더'라고 하는 젊은 아내(제니퍼 로런스)와 단둘이 외딴집에서 살고 있다. 시작(詩作)을 위한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머리를 싸매던 시인의 집에 어느 날 낯선 의사 부부가 방문한다. 이들은 주인 허락도 받지 않고 폭음(暴飮)과 흡연을 일삼고, 주제넘은 질문을 불쑥불쑥 던지며 '마더'를 난처하게 만든다. 이 부부를 환대하는 남편의 너그러운 모습에 마더는 꾹 참지만,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늘어나면서 궁지에 빠진다.

    '마더'의 등 뒤에서 카메라가 부지런히 뒤쫓아가며 역동적 리듬을 만들어내는 애러노프스키의 '전매특허'는 이번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빛난다. 시인 부부가 살고 있는 집은 '블랙 스완'에서 발레리나가 춤을 췄던 무대요, 상처투성이 레슬러들이 격투를 벌였던 사각(四角) 링과도 같다.

    영화는 이방인들의 침입이라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구도를 갖췄다. 하지만 '마더'가 결코 집을 떠나지 못한다는 점에서 영화 속 집은 세상의 또 다른 비유다. 남녀 추방부터 형제 살해까지 구약 성서의 주제에서 출발한 영화는 잔인한 고문과 극렬한 저항, 전쟁이라는 비극적 소용돌이를 일으키면서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다. '말씀으로 세상을 빚는다'는 점에서 영화의 시인은 창조주와 같다. 이런 의미에서 영화는 종교적 관점에서 재구성한 인류의 핏빛 역사에 가깝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애러노프스키는 13일 기자 회견에서 "구약 성서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영화 창작자들의 관심을 끈다"면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간의 순수한 심성이 냉정하고 폭압적인 세상과 충돌하면서 거대한 파열음을 내는 건 애러노프스키 영화의 단골 주제다. '블랙 스완'에서는 출세욕으로 가득한 발레리나였고, '더 레슬러'에서는 퇴물 위기에 몰린 중년 레슬링 선수였다. 이번 영화는 모성(母性)이 그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전작들보다 훨씬 극단적이고 논쟁적이다. '블랙 스완'의 찬사와 '노아'의 혹평이 보여주듯 애러노프스키의 작품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이번 영화는 종교적 신성함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평과 혹평의 편차가 더욱 극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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