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원 '朴 전 대통령 구속 연장' 정말 法만 보았나

      입력 : 2017.10.14 03:08

      법원이 어제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연장을 결정했다. 형사소송법상 박 전 대통령 1심 구속 재판 기한(6개월)은 16일까지다. 그때까지 재판을 못 끝내면 풀어줘야 한다. 풀려난다고 무죄가 아니고 실형 판결을 받으면 바로 감옥에 가야 한다. 하지만 우리 검찰은 법에 정해진 이 절차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른 혐의로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피고인 인권을 무시하는 편법이자 악습(惡習)이다. 박 전 대통령에 앞서 최순실씨, 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 등도 이런 식으로 구속 기한이 연장됐다.

      재판부는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했다. 구속 기한이 연장된 다른 사람들과의 형평성도 감안했을 것이다. 그러나 형사소송법은 불구속 재판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규정은 장식품이 아니다. 법치국가의 골격 중의 하나다. 법이 구속 재판 시한을 정한 취지는 판결 선고 이전에 피고인 구속이 장기화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판사 말대로 피고인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면 구속 기한 연장이 필요하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이미 할 만큼 했고 관련자 재판도 거의 끝난 상태여서 증거인멸 우려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검찰이 재구속 사유로 요구한 SK와 롯데 뇌물 수수 혐의 또한 이미 재판에서 심리가 거의 끝나 구속 사유가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런데도 법원이 구속영장을 다시 발부한 것은 박 전 대통령을 풀어줄 경우 벌어질 사태에 부담을 느낀 때문 아닌가. 재판을 일부러 끌어 판결 전에 풀려나려는 것도 잘못된 일이지만 이 사건의 경우 법이 아닌 다른 요인을 고려하고 있는 것만 같다. 사법부가 길게 보고 원칙을 지켜야 신뢰를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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