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쪼다> 청와대의 '캐비넷 폭로' 정치, 결국 박근혜 구속 연장 끌어냈다?

    입력 : 2017.10.13 20:30

    청와대 캐비닛은 ‘김치 냉장고’일까. 전 정부의 민감한 문건들이 정치적 기류에 때맞춰 ‘잘 익은 순간’ 개봉되고 있다. 이 정도면 ‘의도가 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2일 직접 마이크를 잡고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세월호 사고 당시 대통령 최초 보고 시간을 오전 9시30분에서 10시로 사후 조작하고, 국가 위기관리 컨트롤타워를 국가안보실에서 안전행정부로 불법으로 바꿨다”고 발표했다. 임 실장은 발견정황에 대해 “지난달 27일 전 정부가 청와대 내부 지침을 불법 변경한 자료를 발견했고, 지난 11일 안보실 내 인터넷 공유 폴더 파일에서 세월호 사고 당일 상황 보고 일지를 조작한 정황이 담긴 파일을 발견했다”고 했다. 12일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만기일(16일 밤 12시)을 앞두고 법원이 구속연장여부를 결정하는 날(13일)을 코 앞에 둔 시점이다. 결국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13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직권으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왜 이 시점에 이런 문건을 임종석 비서실장이 직접 공개했을까, 조선닷컴 정치토크 ‘뉴스를 쪼다’는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봤다.
    “청와대 2인자가 직접 발표를 하길래, 시국이 시국인지라 전쟁이라도 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관련 문서가 나왔다는 얘기네요. 더군다나 사건 경위에 대한 조사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일찌감치 ‘가장 참담한 국정농단의 표본’으로 규정까지 했습니다. 정치적으로 하나 던진다는 느낌이 듭니다.”
    “흔히 쓰는 정치적 전략이 몇 가지 있죠. ①등을 확치고 뒤돌아 보는 사이 뭔가를 슬쩍 해가는 ‘등쳐먹기 전략’ ②벼룩의 씨를 말리기 위해 끝까지 초가삼간 태우면서도 박멸하는 전략 ③호랑이보다 무섭다는 곶감을 하나씩 빼먹는 전략. 지금 청와대가 3번 전략을 쓰는데, 무서운 것은 곶감 상자에 몇 개의 곶감이 있는가죠. 지금까지는 한 다섯개쯤 빼먹은 것 같습니다.”

    “문제는 시점입니다. 지난 7월 14일에도 청와대가 삼성 경영권 승계에 개입한 것을 암시하는 문서, 블랙리스트 관련 문건 등이 폭로됐습니다. 7월3일 최초 발견됐고 당시에도 ‘청와대 캐비닛을 싹 뒤졌다’하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 때 열흘 이상 묵혀서 발표했는데, 이번에 또 새로운 문건이 나온 겁니다. 참 신기합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가장 참담한 국정 농단의 표본’이라며 검찰에 고발도 했습니다. 박근혜를 구치소 담장 밖으로 나오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사법부에 전달하는 것처럼 보일텐데 말이죠.”

    “검찰이 구속기한을 연장시키기 위해 쓰는 별건수사 방식을 차용, 정부가 ‘별건 수사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논란이 일 것을 알면서도 이런 수를 놓은 거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오는 게 무서운 것인지, 싫은 것인지, 대체 왜인지 궁금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기록물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면서 전 정부의 문건을 판단하고, 공개하고 있습니다.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이는데…. 문재인 정부는 훗날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시점에 모든 서류를 불태우고, 모든 파일을 지우려는 걸까요? 다음 정부에서 문 정부가 지금 한 일을 똑같이 한다면, 어떻게 대처하게 될까요?”

    김광일 조선일보 논설위원(TV조선 ‘신통방통’ 진행자), 신효섭 디지털뉴스본부장, 박은주 콘텐츠팀장이 진행하는 ‘뉴스를 쪼다’ 영상을 클릭하시면 더 많은 이야기가 쏟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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