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분간 심장 멈춰 '사망' 판정 받은 남편, 아내의 마지막 심폐소생술 요청에…

  • 이주영 인턴

    입력 : 2017.10.13 19:04 | 수정 : 2017.10.13 19:08

    한 시간이 넘은 심폐소생술에도 심장이 정지돼 ‘사망’ 선고를 받은 남편이 “한 번만 더 심폐소생술(CPR)을 해 달라”는 아내의 부탁 덕분에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심장이 정지된 지 68분 만이었다.

    크리스 히키/글로스터셔 라이브

    12일 영국 지역매체 글로스터셔 라이브에 따르면, 글로스터셔 챌튼엄에 사는 크리스 히키(63)씨는 지난 6월 집에서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켰다. 매우 건강하고 활동적인 사람이었다.

    응급구조헬기가 도착하고, 의료진과 응급구조사들이 근 한 시간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크리스의 심장 박동은 돌아오지 않았다. 심정지 후 4분이 넘으면 뇌에 혈액 공급이 끊기면서 뇌 손상이 급격히 진행된다. 그래서 통상 4분이 ‘골든 타임’으로 불린다. 이 시간을 넘기면, 뇌 손상이 심각해 사망하거나 살아나도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다.

    한번 더 심폐소생술을 요청해 남편을 살린 아내 데이비드 수/Charlton Associates

    결국 온갖 처치가 실패하고 55분이 경과했을 즈음, 의사는 아내 수 데이비스(62)에게 남편 크리스가 “숨졌고, 이제는 보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내는 38년간 함께 살아온 남편을 이렇게 허무하게 보낼 수 없었다. 의사에게 한 번만 더 심폐소생술을 시도해 달라고 간청했다.

    남편 크리스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제세박동기를 사용해 달라"는 아내의 간청으로 살아날 수 있었다./게티 이미지

    의사는 아내의 뜻을 따랐고, 10분 뒤 남편의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다고. 마지막 심폐소생술을 시도한 지 10분만이었다. 남편의 심장은 모두 68분간 멈춰 있었다.

    기적은 이어졌다. 의료진은 심장 박동이 돌아와도 대기 중인 응급헬기로 병원에 후송될 때까지 남편 크리스가 계속 생존하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남편 크리스는 ‘살아서’ 브리스톨 왕립병원으로 후송됐다.

    남편은 병원에서 3일간 인위적인 혼수 상태에 처해졌다. 병원 측은 남편이 혼수 상태에서 깨어나도 위독할 수 있다며, 친지들을 불러 ‘마지막 인사’를 하도록 했다.

    하지만 남편 크리스는 입원 4개월 만인 현재 평범한 일상을 회복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뇌에 산소 공급이 안 됐는데도, 사고 직전 6일 치의 기억을 잃은 말고는 전혀 뇌 손상을 입은 것도 없다고. 크리스는 취미인 요트도 즐기고, 풀 타임으로 일을 한다. 다만 이제 그의 곁에는 항상 휴대용 제세박동기(defibrilator)가 있다.

    휴대용 제세박동기의 한 종류/인터넷 자료 사진

    크리스는 “나는 의학적으로는 이미 죽었어야 했던 사람”이라며 “끝까지 나를 포기하지 않은 아내가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람들이 심폐소생술(CPR)을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아내도 구조대원들이 오기까지 긴급구조전화에서 알려주는 대로 CPR 절차를 따랐다고 한다. 아내 수는 “그들의 지시는 명쾌했고, 나는 그들을 믿었다. 그리고 ‘지금은 크리스가 갈 때가 아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한 해 3만 명이 심장마비를 일으키며, 이중 8%만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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