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장관 못 만나고 돌아가는 '체코 원전 특사'…"탈원전이 수출길 막나"

    입력 : 2017.10.13 15:54 | 수정 : 2017.10.13 15:58

    /조선DB

    원자력발전 수입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초청으로 방한한 얀 슈틀러 체코 원자력발전 특사가 정작 원전 수출 주무 부처인 산자부 백운규 장관을 만나지도 못하고 돌아갈 상황에 놓여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이 원전 수출길 마저 막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13일 정부 관계자와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산자부와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 초청으로 지난 10일 방한한 슈틀러 특사는 원전 사업을 지휘하는 백 장관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슈틀러 특사는 한국 원전 현황과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원전 수입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하지만 초청자인 산자부에서 슈틀러 특사를 만난 사람은 백 장관이 아닌 1급 에너지자원실장이었다.

    산자부 관계자는 “체코 특사가 우리 정부의 1급직에 해당하는 인사였고, 백 장관 면담을 적극 요청하지 않았다”고 했다.

    슈틀러 특사는 13일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면담한 것 외에 에너지 관련 정부 관계자를 만나는 일정이 없었다. 원전수출 실무 담당자인 조환익 한국전력사장과도 일정을 잡지 않았다. “탈원전 기조를 고수하고 있는 정부 눈치를 보느라 원전 수출 관련 기관들도 슈틀러 특사 같은 고객 모시기에 나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하지만 체코가 2035년까지 원전 1기 발전용량에 해당하는 1GWe 원전의 건설 계획을 가진 주요 ‘고객’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이번 대응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체코는 내년에 신규 원전사업 입찰제안서를 발급하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에 착수하는 등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의 한수원을 비롯해 중국광핵그룹(CGN), 러시아 로사톰, 프랑스 전력공사(EDF), 프랑스-일본 합작 ATMEA, 미국 웨스팅하우스 등이 예비입찰문서를 제출하고 경합 중이다.

    앞서 지난 9월 한수원이 체코전력공사와 테믈린 원전을 방문했을 때 체코전력공사 노조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할 경우 한국 원전은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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