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은 다 하는 원격진료, 우린 醫協이 반대… 1% 수재들 모여 현실에 안주

    입력 : 2017.10.13 03:05

    [의료산업을 병원 밖으로] [中] 누가 왜 규제 장벽 세우나

    작년 5월 정부가 원격의료 추진을 포함한 의료법 개정안을 내놓자, 의사협회는 즉각 반대하고 나섰다. 원격의료 법안은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추진됐으나 당시 야당 반대에 밀려 폐기됐다. 20대 국회에서 복지부가 재차 추진하려고 하자, 의협과 정치권 반발로 지금까지 보건복지위에서 잠자고 있다. 일본은 이미 2015년 원격의료를 허용했고, 미국·영국·독일도 모두 원격의료를 시행 중이다. 이 나라들의 IT·통신 기업들은 앞다투어 환자 신체에 부착해 심방세동(부정맥)을 탐지하거나 운동 수준, 호흡수, 심전도를 파악하는 기기, 만성 통증을 완화하는 제품 등 다양한 기기를 속속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 태도는 완강하다. 원격의료를 시행하면 대형 병원 유명 의사에게만 환자가 몰려 동네 의원들이 고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의료인과 환자 사이의 원격진료는 절대 용인할 수 없다는 태도이다. 이 때문에 현 정부도 대선 공약에서 '원격의료는 의료인과 의료인 사이의 진료 효율화를 위한 수단으로만 한정한다'고 못 박았을 정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원격의료를 허용한 일본은 대형 병원 쏠림 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식 건국대 교수는 "의료계는 의료 산업 효과보다는 부작용을 앞세운 논리가 지배 중"이라며 "원격의료 방법론 등에 대해 새 방안을 찾기보다는 현재 상황에 안주하려는 의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선 동네 의원 위기감을 부추기는 의협 내부의 선명성 경쟁도 한몫한다고 지적한다.

    의대생들이 힘든 진료과는 기피하고, 돈벌이가 잘되는 진료과로 쏠리는 현상도 현상 안주 의식이 빚어낸 결과다. 올 초 전공의 시험에서 피부과는 72명 정원에 106명이 지원한 반면, 핵의학과는 22명 정원에 고작 9명, 흉부외과는 46명에 26명만 지원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의대가 전국의 상위 1% 수재를 독점해놓고도 미래 의료 산업을 이끌 의과학자들을 양성할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서울대 의대 관계자는 "다양한 전공을 거쳐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한 학생들에게 기대를 걸었는데 오히려 환자 진료를 택하는 이가 더 많았다"고 한탄했다. 또 "앞으로 15년 내에 전국 기초 의학자의 3분의 2인 323명이 은퇴하는데, 현재 45세 미만 기초 의학자는 60명도 채 안 돼 더 큰 기초 의학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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