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大惡 반드시 처벌해야" 삼성 "청탁 증거 도대체 뭐냐"

    입력 : 2017.10.13 03:08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첫 공판… '안종범 수첩' 증거능력 설전
    특검 "재단 출연금은 뇌물"
    삼성측 "팩트 아닌 가공된 것"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2심) 공판이 12일 서울고법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부회장이 지난 8월 25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지 48일 만이다.

    특검팀과 삼성 변호인단은 첫 공판부터 공방을 벌였다. '부정한 청탁'이 이슈였다. 1심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3차례 독대(獨對)할 때 경영권 승계를 명시적(직접적)으로 청탁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묵시적(默示的) 청탁을 인정해 '정유라 승마지원금' 72억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원을 뇌물로 판단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열린 2심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고법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열린 2심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고법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지 48일 만에 법정에 나왔다. 특검과 삼성 변호인단은 파워포인트를 동원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연합뉴스
    삼성 변호인단은 "청탁의 증거가 없다"며 "(1심 판결은) 마치 '나무는 없는데 숲은 있다'고 한 것과 같다"고 했다. 뚜렷한 증거 없이 처벌했다는 것이다. 특검 측은 "대통령 말씀자료,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 등에 삼성의 경영권 승계 관련 내용이 명확히 기재돼 청탁이 충분히 입증된다"고 맞섰다.

    변호인단은 "경영권 승계 작업은 존재하지도 않는 가공(架空)의 틀"이라며 "과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교수 시절) 삼성 측에 권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던 것인데, 특검 수사에서 어느 순간 삼성이 추진하는 것으로 둔갑했다"고 했다. 특검 측은 "수사 내용은 김상조 위원장의 진술이 아니라, 이 부회장 본인의 진술로 큰 틀을 구성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종범 수첩'의 증거 능력을 놓고도 논쟁이 벌어졌다.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이 하는 말을 안 전 수석이 받아 적었다는데, 안 전 수석은 (내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재판에 나와 인정하지 않는 이상 증거가 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특검 측은 "여러 관련자의 법정 증언과 객관적 물증을 종합해 사실관계가 인정된 것이라 증거 능력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특검 측은 1심이 뇌물 혐의 무죄를 선고한 삼성의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204억원)과 관련해 "수긍할 수 없다. 반드시 바로잡혀야 한다"며 "다른 기업들도 출연했다는 점 때문에 이 부회장이 처벌되지 않는다면 대악(大惡)을 처벌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변호인단은 "관련자 진술이 엇갈리는데도 (정유라 승마 지원이) 유죄가 나온 것을 보면 형사재판의 대원칙인 증거주의가 슬그머니 밀려났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고 했다.


    [인물정보]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첫 공판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