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기 북유럽 바이킹 무덤 속 수의에 쓰인 글씨가 ‘알라’라니

  • 이주영 인턴

    입력 : 2017.10.12 15:57 | 수정 : 2017.10.12 16:29

    스웨덴과 덴마크를 터전으로 해 북유럽 해상을 누비던 바이킹(Viking)과 이슬람의 유일신 ‘알라’가 무슨 상관?

    스웨덴의 한 박물관에 100년 넘게 보관돼 있던 서기 9,10세기의 한 바이킹 수의(壽衣)에서 아랍 문자인 ‘알라’가 수놓인 것이 발견됐다고, 영국 BBC 방송이 11일 보도했다.
    '선박 무덤' 속에서 발견된 한 바이킹 시신의 수의에 새겨진 '무늬'는 알고보니 고대 아라비아체로 쓰여진 '알라' '알리'였다./ BBC

    바이킹들은 관례적으로, 신분이 높은 자가 죽으면 그가 사용했던 배를 ‘선박 무덤’으로 개조해 매장했다.
    그런데 스웨덴 웁살라대의 안니카 랄슨 섬유 고고학자는 19세기와 20세기 중반 스웨덴에서 발굴된 이 ‘선박 무덤’에 있던 남녀 바이킹 시신의 수의에서 비단과 은 실로 정교하게 수놓은 ‘무늬’를 발견했다. 이전까지는 그저 그런 ‘무늬’로만 간주됐었다고.

    하지만 9~10세기에 제작된 이 수의에 대한 더 깊은 고찰이 이뤄졌고, 이슬람 시아파가 장악했던 당시 페르시아와 바이킹 지역간에 많은 교류가 있었던 것이 드러났다. 수의의 소재 자체가 중앙아시아와 페르시아, 중국 지역에서 온 것이었다.


    그리고 과거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발굴된 수의에선 결코 볼 수 없었던 이 1.5cm 크기의 ‘무늬’는 거울에 비쳐본 결과 고대 아라비아 문자인 쿠픽(Kufic)체였다. 랄슨은 과거 무슬림이 지배했던 스페인의 복식(服飾)에서 비슷한 무늬를 봤던 것을 기억했다고.

    그리고 두 단어가 계속 반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알라’와 ‘알리’였다. 알라는 이슬람의 유일신, 알라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사촌이자 사위로 이슬람의 4대 칼리프의 이름이었다. ‘알리’를 칼리프로 인정하는 이슬람 종파는 시아파이다. 랄슨은 “이 바이킹 무덤의 주인은 페르시아 쪽에서 무슬림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바이킹 시신에서도 DNA 분석 결과, 페르시아 등지에서 온 무슬림들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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