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추적>범죄학자 오윤성"지능범죄자 이영학이 '지적장애2급', 성립불가능한 얘기다"

    입력 : 2017.10.12 15:02 | 수정 : 2017.10.12 15:26

    “이영학은 지난 2011년 29세때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지능이 35~60 사이란 얘기다. 그런데 이 정도 지능으로는 범죄를 조종, 통제, 주도하고 언론까지 이용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
    친구 딸을 유인해 살해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의 범죄는 경력 30년이 넘는 범죄프로파일러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고 했다. 프로파일러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에게 엽기적 범죄자 이영학의 사례에 대해 물었다.

    여중생 딸 친구 살해· 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모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실시된 1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사건현장에서 이씨가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뉴시스

    -이영학은 어떤 사람으로 보이는가.
    “이 가족의 나이먼저 살펴보자. 아이가 14세인데, 사망한 어머니가 32세, 아버지인 이영학이 35세다. 여성이 18세에 출산했다는 것이다. 자신은 나이가 드는데도, 성행위 상대가 늘 특정 연령대에 머무는 경우가 있다. 이영학도 그런 경우에 해당하는 것 같다.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영학이 성기능장애가 있다는 보도도 있다. 그는 임신한 소녀들이나 가출청소년을 유인해 성매매사업을 벌였는데, 육체적으로는 성 기능이 없어도 그런쪽 욕망은 활발했다는 것이다. 이영학은 그런 아이들을 성매매시켜 돈도 벌고, 변태적 욕망도 채운 것 같다. 그런 이영학이 지적장애 2급을 받았다는 점이 이상하지 않은가.”

    -지적장애 2급이란 어떤 경우에 받는 건가.
    “지적 장애 2급에 해당하려면 지능지수가 35~60 사이여야 한다. 잘 훈련된 셰퍼트가 30이 조금 넘는다. 물론 뇌졸중이나 뇌질환에 걸려 지능지수가 갑자기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지적장애2급까지 떨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영학은 2006년 12월 방송에 나가 유명세를 탄 뒤, 28세이던 2011년에 장애판정을 받았다. 장애판정은 동주민센터에서부터 업무가 시작되는데, 어느 경우에는 판정이 그리 엄격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기계로 판정하는 것도 아니다. 정말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방송에 나와서 어려운 사정이 널리 알려진데다 어금니만 남아서 발음이 부정확한 점, 이런 제반 사정을 감안해 판정이 너그럽게 내려진 게 아닌가 싶다. 이영학이 적극적으로 속일 의도가 있었을 것이고. 이영학은 TV출연 이후 사람들의 동정심을 사는 법을 정확히 알게 됐고, SNS를 이용해 성매매 범죄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지적장애 2급, 기초수급대상자 자격을 받아냈다. 지적장애2급인 사람은 남을 속일 수 없다. ‘돈 나오는 구멍’을 정확히 알고 짚어내는데, 지적장애 2급? 성립 불가능한 이야기다.”
    서울경찰청은 12일 오전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해 여중생 살인 및 사체유기 피의자인 이영학(35.구속)에 대한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뉴시스

    -딸이 친구를 불러내서 수면제를 먹이고, 심지어 사체 유기를 돕는 행위를 했다. 딸은 어떤 정신 상태였을까.
    “딸은 아버지로부터 기형을 물려받았고, 아버지 우산 속에서 보살핌을 받아왔다. 맑은 공기에서 살던 사람은 오염된 곳에 가면 숨을 잘 못쉰다. 그러나 그런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그런대로 숨이 쉬어진다. 보통 아이라면 아버지가 친구에게 그런 짓을 하면 ‘아빠 그러지 말라’고 얘기하겠지만, 이 아이는 어릴 적부터 ‘범죄’ 환경에 노출되어 ‘오염이 됐다’고 보인다. 특히나 아버지와 함께 시체를 유기하러 가면서 어머니 영정 사진을 들고 있었다. ‘어머니에게 제물로 바친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데…. 왜 영정 사진을 들었는가는 앞으로 풀어야 할 의문 중 하나다.”

    -부인 자살 사건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는가.
    “부인이 사망한 상태라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는 모두 이영학 입에서만 나오는 상황이다. 부인 몸을 뒤덮은 문신은 강제로 한 것은 아닌지, 다른 학대가 있었는지도 규명할 부분이다. 이영학은 남을 속이는 기막힌 생활을 몇 년 간 지속해왔다. 그런데 부인의 사망 후 어떤 ‘스텝’이 꼬인 것 같다. 그래서 딸 친구 사건도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갔을 수도 있다.”

    -이영학이 자신의 모친 동거남에게 부인이 성폭행 당했다고 하자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며 성행위를 유도했다는 대목, 아이가 아버지 범죄를 방조한 점 등 이 가족은 도저히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어떤 ‘과거’를 가진 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 범죄학을 하면서도 이런 유사 사례를 본 적이 없다. 의붓시아버지의 며느리 성혹행, 남편의 부인 동영상 촬영, 장애를 이용한 기부금 모금, 성매매 사업…. 이영학은 2중생활이 아니라 3중, 4중의 생활을 해왔고, 가족들 행적도 의심스러운 대목이 많다. 부인이 처음 성폭행 당한 것이 2008년부터라고 하는데 지난해에야 문제를 삼으려 했고, 그 직후 부인이 자살했다는 점도 매우 기이하다. 이 가정이 어떤 매커니즘으로 살아왔는지 가족 전체의 히스토리를 추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영학 행적이 다 설명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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