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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옆에 이케아… 고양시 뜨거운 가구大戰

    입력 : 2017.10.12 01:03

    [3.5㎞ 코앞서 맞대결]

    이케아 국내 2호점 19일 오픈, 영업면적 5만여㎡ 세계 최대 수준
    스타필드고양에 입점한 한샘, 집꾸미기 모든 것 '원스톱 쇼핑'
    가구 시장 파이 커질지 관심… 중소가구업계는 상권 독식 우려

    경기도 고양시가 국내 가구업계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국내 가구업계 1위 기업 한샘이 지난 8월 신세계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에 대형 매장을 낸 데 이어 글로벌 가구기업 이케아가 국내 2호점인 고양점을 오는 19일 연다. 맞대결을 펼치는 두 대형 매장 사이 간격은 3.5㎞에 불과하다. 또 이 근방 고양·일산가구단지에는 현대리바트·에이스침대·에몬스가구·퍼시스·까사미아·보루네오가구 등 브랜드 가구 대리점과 중소 가구업체 300여 곳이 밀집해 있다. 2014년 말 이케아 광명점 개장으로 급변했던 우리나라 가구 시장이 이번 '고양 가구대전'을 계기로 또 한 번 소용돌이칠 전망이다.

    이케아는 규모, 한샘은 원스톱 쇼핑으로 승부

    고양에 잇따라 대형 가구 매장이 들어서는 이유는 수도권 북부 지역 가구 수요를 흡수할 최적의 입지조건 때문이다. 서울과 가깝고 인근에 파주·김포 등 대규모 신도시도 속속 조성되고 있다.

    매장 규모 면에서는 이케아가 우위다. 이케아 고양점의 영업면적만 약 5만 2000㎡(약 1만5700평)로 단일 매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수준이다. 주차 2400대, 지하 3층~지상 4층 총면적 16만4000㎡ 규모의 건물에 이케아는 2~4층을 쓰고,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는 롯데아울렛이 들어선다. 소비자들이 가구 구매와 마트 쇼핑을 한꺼번에 할 수 있도록 꾸몄다. 롯데아울렛은 이케아를 방문하는 주 고객층이 20∼30대인 만큼 120여 개 브랜드와 유명 맛집을 유치하고, 생활용품·식음료 상품군 구성에도 많은 신경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케아 관계자는 "연간 약 1조원씩 커지고 있는 한국 가구 시장의 잠재력은 여전히 대단하며, 이케아 매장이 성장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케아는 향후 경기 기흥·충남 계룡·부산 등 2020년까지 전국 6곳에 매장을 낼 계획이다.

    한샘과 이케아의 고양 대결 그래픽

    한샘은 지난 8월 대리점주 10여 명이 공동 운영하는 대형 매장을 열고 한발 먼저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한샘의 매장 크기는 3600㎡(약 1100평)이지만, 스타필드 고양 주차장(4500대) 등 편의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어 이케아에 밀릴 것 없다는 게 자체 평가다. 한샘은 가정용 가구와 생활용품, 부엌 가구, 리모델링 관련 제품 등 '집 꾸미기'에 관련된 모든 제품을 한꺼번에 구매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을 내세운다. 인테리어 전문 직원이 3차원 인테리어 설계 상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이케아에 대응하기 위해 '한샘 디자인파크'라는 콘셉트를 내걸고 아기자기한 소품부터 인테리어 공사 설비까지 한꺼번에 상담받고 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에이스침대도 한샘과 같은 층에 매장을 내고 '고양 가구 대전'에 동참했다.

    가구 시장 파이 더 커지나…중소 가구업계는 우려

    국내 가구 시장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3년 전 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할 당시 국내 가구업계의 실적이 대폭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한샘·현대리바트 같은 국내 가구 브랜드의 매출 성장세는 더 가팔라졌다. 업계에서는 세계 1위 가구기업인 이케아의 한국 진출이 가구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키우고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는 '메기효과'를 냈다고 분석한다. 이케아의 2016년 회계연도(2016년 9월~2017년 8월 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약 6% 오른 3650억원을 기록한 반면, 한샘은 작년 1조93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한샘은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중견 가구업체 퍼시스그룹 역시 전동침대 등 신제품 판매 호조로 올해 상반기 매출이 2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고양·일산가구단지에 있는 가구 소상공인들은 대형 브랜드 매장이 주변 상권을 독식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세환 고양시가구협동조합 이사장은 "경기 불황으로 매출이 예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대형 브랜드들이 대거 들어서 중소 가구업체들은 줄줄이 문 닫게 된 상황"이라며 "대기업이 싹쓸이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인 지원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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