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 KBS 이사 "협박·압력 못견디겠다" 사퇴

    입력 : 2017.10.12 03:13

    KBS이사회 "이사의 직장 찾아가 노조가 시위하는 건 度 넘은 압박"

    김경민 KBS 이사(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11일 오전 방송통신위원회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김 이사는 야당(옛 여권) 추천을 받아 KBS 이사에 임명됐다. 언론노조 KBS본부 소속 조합원들은 그동안 김 이사 직장인 한양대를 찾아가 집회와 시위를 벌이며 집중적인 사퇴 압박을 해왔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이날 "김 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방통위에 사퇴서를 제출했다"며 "KBS 이사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인사이기 때문에 사퇴서를 인사혁신처로 넘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는 "후학 양성을 위해 물러나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일부 동료 이사에게는 "끝까지 버티지 못해 미안하다. 협박과 압력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노조 KBS 본부는 지난달 7일 파업 이후 김 이사를 포함해 강규형 이사(명지대 교수)와 이원일 이사(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등 옛 여권 추천 이사들의 학교와 직장을 찾아가 수시로 사퇴 요구 시위를 벌여왔다.

    이로써 KBS 이사진 구성은 전체 11명 중 야당 추천이 7명에서 6명으로 한 명 줄었다. 여기서 야당 추천 인사가 한 명 더 사퇴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보궐 이사를 선임하면 현재 집권 여당 추천 이사가 6명으로 다수를 차지해 경영진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한편 KBS 이사회는 이날 오후 임시 이사회를 열어 "노조가 이사들 직장까지 찾아가 모욕적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업무방해이자 도를 넘은 압박 행위"라며 "KBS 경영진은 노조의 불법행동에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또 KBS 이사 법인카드 사용 내역이 유출된 경위에 대해 KBS 감사실에 감사를 청구하기로 했다. 여당 추천 이사 4명은 의결에 앞서 퇴장했다.

    KBS 언론노조와 별개로 운영되는 KBS 1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기존 이사들의 약점을 잡아 사퇴를 압박하고 이사회를 새로 구성해 낙하산 사장을 선임하는 방식은 용인할 수 없다"며 "권력의 개입에 의한 사태 해결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