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거물'의 끝없는 성범죄 리스트

    입력 : 2017.10.12 03:04

    [앤젤리나 졸리·귀네스 팰트로도 폭로… 성폭행 증언도 추가로 나와]

    보도 안 되다 30년 만에 밝혀져… 피해 여배우 "요구 거부해 불이익"
    오바마·힐러리 등 비판 성명, 아내는 "남편 떠나겠다" 선언

    여배우와 여직원들을 성추행해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해고당한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65)이 최소 세 명의 여성에게 성폭행을 저지른 사실을 확인했다고 미 주간지 뉴요커가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기자들의 취재까지 가로막으며 30년 넘게 성추행이 지속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와 가까운 관계였던 유명 인사들이 해명에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여배우 아시아 아르젠토는 "21세 때 와인스타인에게 강제로 구강성교를 당했으며 이후 악몽에 시달렸다"며 "와인스타인이 자기 요구를 들어주지 않은 많은 배우들의 커리어를 망쳐버렸기 때문에 겁이 나서 성폭행 당한 사실을 공개할 수 없었다"고 했다.여배우 미라 소비노와 로재나 아켓도 뉴요커에 "와인스타인의 성적 요구를 거부한 이후 영화 프로젝트에서 제외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와인스타인에게 성추행당했다고 폭로한 할리우드 유명 여배우들. 왼쪽부터 앤젤리나 졸리
    와인스타인에게 성추행당했다고 폭로한 할리우드 유명 여배우들. 왼쪽부터 앤젤리나 졸리 , 귀네스 팰트로, 애슐리 저드.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 5일 "와인스타인이 지난 30년간 애슐리 저드를 포함해 여배우와 여직원들을 상대로 성적으로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았으며 이 중 최소 8명과는 합의를 통해 성추행에 대한 고소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귀네스 팰트로, 앤젤리나 졸리도 신인 시절 와인스타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10일 폭로했다. 팰트로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와인스타인이 영화 '엠마'(1996)에 나를 캐스팅한 후 호텔 방으로 불러 자신이 해주는 마사지를 받으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팰트로는 당시 남자친구였던 브래드 피트에게 이 이야기를 했고, 이 일로 피트가 와인스타인과 싸웠다고 했다. 졸리도 뉴욕타임스에 이메일을 보내 "와인스타인이 호텔 방에서 나를 추행하려 했지만 거절했다"며 "그 일 이후로 다시는 그와 작업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동생 밥(63)과 함께 영화사 미라맥스, 와인스타인 컴퍼니를 설립한 와인스타인은 할리우드에서 손꼽히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인디 영화 감독이었던 스티븐 소더버그, 쿠엔틴 타란티노 등을 발굴해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 별명은 '킹 메이커'. 와인스타인이 배급한 '철의 여인'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메릴 스트리프는 그를 '하느님'이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와인스타인의 성추행과 성폭행이 30년 만에 밝혀진 것은 문화계는 물론 정치계까지 뻗어있던 영향력 때문이다. 2004년 뉴욕타임스의 한 기자가 와인스타인이 유럽에서 성추행을 하고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사실을 취재했지만 보도되지 않았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전했다. 와인스타인 덕분에 스타가 된 배우 맷 데이먼, 러셀 크로 등이 뉴욕타임스에 전화해 와인스타인을 두둔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성폭행 혐의까지 나오자 그동안 입을 다물었던 유명 인사들도 비난 대열에 동참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이 알려진지 닷새 만인 10일 그를 비판하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열혈 민주당 지지자로 알려진 와인스타인은 2012년, 2016년 미국 대선 때 각각 오바마와 클린턴을 위한 성대한 모금 행사를 열었다.

    오바마의 첫째 딸 말리아는 와인스타인 컴퍼니에서 인턴으로 일하기도 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충격에 몸서리쳐진다"고 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부와 지위를 막론하고 여성을 그런 식으로 비하하는 사람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성명을 냈다.

    와인스타인의 아내 조지나 채프먼은 이날 "남편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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