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군사옵션 보고받자… B-1B 편대, 한밤 한반도로

    입력 : 2017.10.12 03:04 | 수정 : 2017.10.12 08:55

    [백악관 "매티스 국방·던퍼드 합참의장이 다양한 옵션 보고"]

    B-1B, 17일 만에 다시 날아와 동·서해 가로지르며 폭격훈련
    우리 공군 F-15K 편대가 엄호
    美, 공격용 핵추진잠수함 '투산' 진해항 입항 사실도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0일 오전(현지 시각) 미군 수뇌부로부터 '다양한 대북 옵션'을 보고받았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비슷한 시각(한국시각 10일 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 공군 전략폭격기 B-1B 편대가 한반도 상공에 17일 만에 다시 전개돼 우리 공군 F-15K 편대와 함께 대북 정밀 타격 훈련을 했다. 이날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됐던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었다.

    이미지 크게보기
    하늘엔 B-1B, 바다엔 스텔스 잠수함 투산 - 미 공군의 B-1B 랜서 전략폭격기가 지난 10일 밤 태평양 괌에 있는 앤더슨 미 공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B-1B 랜서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는 17일 만이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11일 미 해군의 최신 공격형 스텔스 핵추진 잠수함 투산(SSN 770)이 지난 7일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해 4월 6일 투산이 경남 진해에 입항한 모습. /AFP 연합뉴스·미 태평양 사령부
    대북 군사 옵션 보고받은 트럼프

    미 백악관은 10일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국가안보팀과 만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조셉 던퍼드 합참의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며 "보고와 논의의 초점은 어떠한 형태의 북한 공격에도 대응하고, (북이) 미국과 동맹국들을 핵무기로 위협하는 것을 막기 위한 다양한 옵션에 맞춰졌다"고 밝혔다. '다양한 옵션'이 뭔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외교소식통은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의 보고였단 점에서 북한의 도발 시나리오별 군사 옵션들이 심도 있게 논의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보고는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수뇌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폭풍 전 고요'를 언급하며 이른 시일 내에 대북 군사 옵션을 준비하라고 주문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에도 대북 대화·협상 무용론을 제기하며 "단 한 가지 수단(only one thing)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고, 매티스 장관은 "미 육군은 한 가지를 할 수 있다. 그것은 필요할 때 대통령이 전개할 군사 옵션을 우리가 갖추도록 준비하는 것"이라고 했다.

    北 도발 없는데도 B-1B 야간 전개

    10일 B-1B 편대 한반도 전개 상황
    미국이 군사 옵션을 검토 중인 가운데 괌에 주둔 중인 B-1B 편대가 10일 밤 8시 50분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 후 동해 상공에서 가상 공대지 미사일 사격 훈련을 했다고 합참이 11일 밝혔다. B-1B 편대는 이어 우리 공군 F-15K 편대의 엄호를 받으며 내륙을 통과해 서해상에서 또 한 차례 가상 공대지 미사일 사격 훈련을 했다. 한·미 공군은 과거에도 B-1B와 F-15K의 야간 연합 훈련을 진행했지만 이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합참 발표와 거의 동시에 미 태평양사령부는 웹사이트를 통해 "로스앤젤레스급 공격용 핵잠수함 투산이 지난 7일 (한국) 진해항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나흘 전 입항한 투산의 소식을 B-1B 한반도 전개 발표 시점에 맞춰 공개한 것이다. 하와이가 모항(母港)인 투산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발사관 12개와 4개의 어뢰관을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미 해군 7함대 소속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전단도 지난 6일 홍콩을 출항해 한반도로 향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레이건 전단은 다음 주 한·미 연합 훈련에 참가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샌디에이고를 떠나 서진(西進) 중인 미 해군 3함대 소속 핵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단도 7함대와의 훈련 차원에서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한반도 부근을 지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군사 옵션' 언급에 맞춰 미국의 전략 자산들이 한반도에 집결, 북한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북한이 당 창건 기념일을 조용히 넘겼는데도 압박 수위를 전혀 끌어내리지 않은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군 수뇌부가 언급해온 '군사 옵션'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북한이 당 창건일은 그냥 넘겼지만 오는 18일 시진핑(習近平) 정권의 집권 2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전후해 도발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정책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유화책보단 압박책이 북한 관리에 효과적임을 깨달은 듯하다"고 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