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마다 축구장 1개꼴 태운 美 '디아블로 강풍'

    입력 : 2017.10.12 03:04

    캘리포니아의 고온건조한 바람, 울창해진 수목과 만나 산불 키워
    사망 17명으로 늘고 200명 실종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북부에서 사흘째 계속되고 있는 산불로 최소 17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실종됐다고 AP통신 등 미국 언론이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지난 8일 시작된 산불은 고온 건조한 날씨와 강풍을 타고 급속히 확산해 세계적 포도주 산지인 나파·소노마를 비롯해 여덟 카운티에 걸쳐 이날까지 465㎢(약 1억4000만평)를 태웠다. 주민 2만5000명이 대피했고 주택·상가 등 건물이 적어도 2000동 불탔다. CNN은 "9일에는 약 12시간 만에 81㎢(약 2450만평)가 불탔다"며 "이번 화재가 3초에 축구장 하나보다 넓은 면적을 태우는 속도로 진행됐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소방 당국은 "17곳으로 번진 산불을 막는 데 주력하느라 정작 큰불이 난 숲 내부로는 아직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날 시속 80㎞로 무섭게 확산되던 산불은 이날부터 바람이 잦아들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

    켄 핌로트 캘리포니아주 산림보호국장은 "주민들은 모든 것을 잃었다"며 "당국이 안전을 확보해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게 할 때까지 몇 주가 걸릴 수 있다"고 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 긴급 구조대를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의 재난 지역 선포를 승인했고 연방긴급재난대응청(FEMA)의 지원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캘리포니아 사상 최악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큰 이번 산불 원인으로 '디아블로 강풍(Diablo wind)'을 꼽았다. 디아블로 강풍은 매년 9·10월 캘리포니아 남동쪽의 시에라네바다 산맥 쪽에서 서부 해안 쪽으로 부는 고온 건조한 바람을 말한다. AP통신은 "내륙의 기압이 높아지면서 고온 건조한 바람이 바다 쪽으로 불면 쌀쌀한 가을 날씨가 일순간에 여름 날씨로 바뀌면서 나무와 풀이 말라 큰 산불이 일어난다"고 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지난해 겨울 이 지역에 기록적으로 비가 많이 내려 최근 몇 년간의 가뭄이 해소되면서 수목이 울창하게 자란 것도 산불이 확산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울창해진 수목이 건조하고 강한 바람과 만나면서 산불에 '연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디아블로 강풍으로 가장 큰 피해를 낸 것은 25명이 숨지고 150명이 다친 1991년 오클랜드와 버클리 지역 산불이었다.



    [지역정보]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 강풍으로 피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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