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가 살해한 여중생, 실종 신고 후 12시간 더 살아 있었다

    입력 : 2017.10.11 22:20 | 수정 : 2017.10.11 22:26

    여중생 딸 친구 살해· 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모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실시된 1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사건현장에서 이씨가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뉴시스

    ‘어금니 아빠’ 이모(35·구속)씨가 딸 친구 A양(14)을 살해한 시점은 A양이 수면제가 든 음료수를 마신 당일이 아니라 다음날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실종 신고가 접수되고 나서 12시간 남짓 더 살아있었던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경찰의 초동 대처가 미진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11일 이씨의 현장검증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씨가 A양을 살해한 날짜가 당초 알려진 9월 30일이 아니라 10월 1일이라고 밝혔다. 시간은 오전 11시 53분 이후로 추정된다고 했을 뿐 확정하지는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의 집 근처 폐쇄회로(CC)TV에 30일 낮 12시20분쯤 딸이 A양을 집에 데리고 오는 모습이 잡혔다. 이어 오후 3시 40분쯤 딸이 외출했고, 이씨가 오후 7시46분쯤 딸을 데리러 나가서 오후 8시 14분쯤 딸을 데리고 돌아왔다. 이후 딸은 1일 오전 11시 53분쯤 외출했다가 오후 1시 44분쯤 귀가했다.

    10일 경찰은 CCTV 영상과 “아빠가 나가 있으라고 해서 나갔다가 들어왔는데 친구가 죽어 있었다”는 딸의 진술을 바탕으로, 이씨가 딸이 자리를 비운 30일 오후 3시 40분 이후 4시간 사이에 A양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씨가 “지난 1일 낮에 딸이 외출한 이후에 김양을 살해했다”고 진술하면서 경찰의 추정이 깨졌다.

    경찰 관계자는 “딸이 첫 번째 외출(30일)과 두 번째 외출(1일)을 헷갈려 수사에 혼선이 있었다”면서 “이씨 딸은 첫 번째 외출 뒤 곧바로 자기 방으로 들어가 안방에 있던 친구 모습을 다음날 외출 후 귀가할 때까지 보지 못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A양이 수면제가 들어 있는 음료를 마신 뒤 잠들었다가 다음날 이씨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씨가 A양과 단둘이 있는 시간 동안 어떤 행동을 했는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A양의 사망 추정 시점이 바뀜에 따라 경찰의 초동 수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종 신고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면 A양을 좀 더 일찍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30일 오후 11시 20분쯤 A양 어머니로부터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양의 휴대전화 신호가 사라진 서울 중랑구 망우동 사거리 일대만 수색했을 뿐 이씨 집은 들르지 않았다. A양 어머니가 이씨의 딸에게 전화를 걸어 A양의 행방을 물었을 때 “이미 헤어졌다”고 답했고, 이씨 딸의 이 말을 경찰은 그대로 믿었던 것이다. 경찰이 이씨 집을 찾은 2일은 이미 이씨와 딸이 A양의 시신을 차에 싣고 떠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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