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자 채혈 거부한 간호사 수갑 채워 연행한 경찰관 해고

    입력 : 2017.10.11 15:59

    지난 7월 26일 의식을 잃은 환자의 채혈을 해달라는 요구를 거절한 간호사 알렉스 워블스는 경찰에게 폭력적인 제압을 당했다. / AP

    솔트레이크 시티 경찰국은 지난 7월 병원 규정을 들어 의식을 잃은 교통사고 환자의 채혈(採血)을 거부한 간호사에게 수갑을 채워 강제로 병원 밖으로 끌어낸 솔트레이크시티 경찰관을 해고했다고 10일(현지시각) 밝혔다.

    솔트레이크 경찰의 마이크 브라운 서장은 이날 성명에서 제프 페인 경찰관을 내사한 결과 그가 간호사 알렉스 워블스에게 거칠게 수갑을 채운 뒤 비명을 지르는 그녀를 강제로 병원밖으로 끌고 나가 연행한 것은 경찰 내부 규정을 위반한 행동이라고 발표했다.

    브라운 서장은 페인의 행동에 “깊은 충격을 받았으며 특히 27년이나 경찰직에 봉직해온 그로서는 너무도 부적절하고 비이성적이며 불법적이고 불친절하고 저급한 행동이었다”면서 “경찰의 평판을 심각하게 해친 행동”이라고 말했다.

    페인의 변호사는 그가 30년 가까이 성실하게 근무해왔는데 이런 일로 해고까지 할 수 있느냐며 반박했다.

    지난 7월 26일 미국 유타주 고속도로순찰대의 추격을 받던 한 용의자 차량은 달아나다가 윌리엄 그레이(43)가 몰던 트럭과 충돌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숨졌고, 피해자 그레이는 의식을 잃은 채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의 유타주립대학병원 화상센터로 이송됐다.

    페인은 채혈을 해야 환자의 잘못을 변호할 수 있게 된다며 영장 없이 피해자 그레이의 채혈을 요구했다. 당시 담당 간호사였던 워블스는 환자가 용의자가 아니거나 영장이 없는 경우 채혈을 할 수 없다는 병원 규정을 들어 채혈을 거부했다. 페인은 상관인 제임스 트레이시 경사에게 보고한 뒤 체포하라는 명령을 받자 워블스에게 수갑을 채우고 강제로 연행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8월 31일 워블스의 변호인측이 경찰관의 보디 카메라에 녹화된 영상을 확보해 공개하면서 전국적으로 논란이 일었다.

    경찰 당국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상관인 트레이시 경사에 대해서도 체포 명령 이전에 워블스의 말을 듣고도 해당 법규에 대해 자세히 검토하지 않고 체포를 명령했다는 이유로 그를 하급 경찰관으로 강등시켰다. 서장은 서면으로 “판단력과 리더십 부재로 불필요한 혼란을 자초하고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었다”라며 “더는 경찰 내부의 요직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워블스는 이 사건과 관련해 별도로 유타주 경찰을 상대로 소송을 내지는 않았지만 검찰과 연방수사국(FBI)은 체포과정의 인권침해 여부 등 불법적인 사항을 판단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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