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정부 "독립 선언 보류…스페인 정부와 대화 필요"

    입력 : 2017.10.11 06:57 | 수정 : 2017.10.11 07:34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연합뉴스

    스페인으로부터 분리 독립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독립 선언을 (일단)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정부와의 극심한 갈등 끝에 ‘일보 후퇴’를 선언하고 대화를 제의한 것이다. 그러나 스페인 중앙정부는 여전히 주민투표가 ‘불법’이었음을 인정하지 않는 이상 대화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10일(현지 시각)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자치의회 연설에서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나는 카탈루냐 독립 공화국을 선포할 권한을 위임받았다”면서도 “몇 주간 독립 선언을 중단하도록 (자치의회에) 제안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책임감 있게 행동한다면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갈등은 평화롭고 합의된 방식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1일 카탈루냐의 분리 독립을 놓고 진행된 주민 투표에서 전체 유권자 43%가 투표에 참여, 90.18%가 독립에 찬성했다고 자치정부가 공식 집계했다. 자치정부 측은 “독립을 선포할 권한이 생긴 셈”이라고 주장하지만, 스페인 정부는 주민투표의 효력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선언은 독립 선언을 할 요건이 충족됐지만, 극단적 갈등을 피하기 위해 일단 대화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푸지데몬 수반은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고 미치지도 않았다. 우리는 단지 (주민)투표를 할 수 있길 원하는 평범한 이들”이라며 “우리는 스페인 또는 스페인 국민들에게 반기를 든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상대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스페인과 카탈루냐의 관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며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설은 카탈루냐가 독립국이 될 자격을 대내외에 알리는 동시에, 먼저 ‘대화 카드’를 꺼내 들어 협상력을 높이려는 이중포석으로 읽힌다.

    앞서 외신들은 카탈루냐 자치의회의 이번 연설에서 카탈루냐 독립 선언이 선포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푸지데몬 수반은 지난주 초까지 '분리독립 찬성 의견이 승리한 것으로 공식 확인되면 48시간 이내에 독립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에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가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언하면 자치권 몰수 등 초강경책에 나서겠다고 경고해왔다.

    이에 따라 양측의 정면충돌 가능성이 없지 않았지만, 이날 ‘독립선언 연기’로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된 셈이다.

    다만 스페인 정부는 이번 연설 내용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즉각 밝혔다.

    소라야 사엔스 데산타마리아 스페인 부총리는.”이번 연설로 카탈루냐의 불확실성이 되려 더 커졌다”며 “11일 내각이 긴급 회동을 갖겠지만, 협상의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주의자끼리의 대화란 법적인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불법적인’ 주민투표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단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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