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주범 노후경유차, 운행제한은 7년간 '0'

    입력 : 2017.10.11 03:05

    [유명무실 수도권대기환경특별법]

    서울서만 5년 동안 7700건 적발
    저감장치 안 달고 과태료 안 내도 관련 규정 없어 주행 제한 못해
    경기·인천은 단속카메라도 없어

    수도권 미세 먼지 배출의 주범으로 꼽히는 노후 경유 차량 수천대가 매연을 내뿜으며 운행하고 있지만, 매연 차량 단속은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반복적으로 법을 어겨 적발되는 노후 경유차가 한 달에 수백 대에 이르지만 이 차량들에 대한 운행 제한 조치는 '0건'이며, 경기·인천에서는 노후 경유차를 단속하는 교통 카메라가 단 한 대도 없어 단속조차 못 하는 실정이다. 수도권 대기 질 개선을 위해 만든 수도권대기환경개선특별법(이하 특별법)에 따라 2010년 서울 등 지자체가 노후차 운행 제한 지역 설정, 저공해 엔진 개조 등 '저공해 조치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조례까지 만들었지만 지난 7년간 이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매연 차 단속은 시늉뿐

    국회 환경노동위 임이자 의원(자유한국당)이 10일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저공해 조치 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적발된 경우가 서울시에서만 7710건에 달했다. 2005년 이전 출시된 노후 경유차는 관련 법령에 따라 차 후단에 배출가스저감장치(DPF)를 달거나 엔진을 개조하는 등 '저공해 조치'를 해야만 서울·인천·경기도에서 운행할 수 있다. 이를 지키지 않은 차주는 1차 적발 때는 경고, 2차 적발부터 과태료 20만원을 부과하고 운행 제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저공해 장치 설치하지 않은 노후 경유차량 단속 현황 그래프

    이 기간 중 1차 경고를 받은 차량 5240대 중 저공해 조치를 하지 않고 운행하다 또다시 단속에 걸려 과태료 처분을 받은 차량은 47%인 2470대에 달했다. 그나마 이 중 과태료를 완납한 차는 1163대로 절반에 못 미쳤다. 과태료를 안 내도 서류상 '압류' 처분만 받을 뿐 실제로 도로를 누비고 다니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현행 제도의 맹점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류상 압류 처분은 차를 사고팔 때 체납 문제로 제약을 가할 뿐 차를 운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과태료를 내지 않아도 관련 법상 규정이 없어 차량을 압수하거나 번호판을 영치하는 조치는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특별법과 조례가 실효성이 있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통계를 보면 저공해 조치 미이행으로 적발되는 차량은 오히려 증가 추세다. 연도별로 서울에서만 2012년 343대, 2013년 410대, 2014년 746대, 2015년 2651대, 2016년 2273대로 4년 새 7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6월 말까지 1287대가 적발됐다.

    인천·경기는 단속 장비도 없어

    인천과 경기도는 아예 매연 차량을 단속할 수 있는 기반조차 갖추지 못했다. 오염 물질 저감장치 부착 등 저공해 조치를 하지 않은 노후 경유차가 다녀도 이 차량들을 솎아낼 단속 카메라를 지금까지 단 한 대도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아무리 단속해도 몇 배나 넓은 경기·인천 지역에서 노후 경유 차량이 운행하며 미세 먼지를 뿜어내면 수도권 공기 질은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동술 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고농도 미세 먼지 현상이 나타날 때 국내 노후 경유차가 내뿜는 미세 먼지(PM2.5)는 외국에서 날아오는 양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이렇게 위험한 배출원에 대해 과태료만 부과하는 현행 정책은 미세 먼지 저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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