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꼬꾸라진 타워크레인… 올해만 3번째 사망사고

    입력 : 2017.10.11 03:05 | 수정 : 2017.10.11 08:14

    [의정부 아파트 공사장서 해체중 와르르… 3명 사망 2명 부상]

    부품 결함·작업자 과실 여부 조사 "주먹구구식 신호 전달도 문제"
    타워크레인 관련 '중대 재해' 4년간 23건… 31명 목숨 잃어

    경기도 의정부시 아파트 신축공사장의 타워크레인이 10일 무너지면서 근로자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올 들어 3번째 일어난 타워크레인 사망사고다. 이번 사고까지 치면 숨진 근로자가 올해 12명, 부상자는 36명에 달한다.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파트 14층 높이서 작업하던 근로자 3명 추락사

    이날 사고는 오후 1시 36분쯤 발생했다. 숨지거나 다친 근로자들은 경기 의정부시 낙양동 민락2지구 용암마을 12단지 아파트(26층) 신축공사 현장에 설치됐던 타워크레인을 해체하던 중이었다. 14층 높이에서 작업을 하던 이모(55)씨 등 4명은 타워크레인의 마스트(mast·기둥)가 22층 부근에서 부러지고 위쪽의 지브(jib·가로대)가 무너지자 아래로 떨어졌다. 4명 가운데 김모(50)씨만 10층 부분의 마스트에 걸려 목숨을 건졌다. 크게 다친 김씨를 119구조대가 출동해 병원으로 옮겼다. 지상에 있던 차량용 크레인도 부러졌으나 기사 김모(40)씨는 무너진 크레인 구조물이 운전석을 피해 떨어지는 바람에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10일 경기도 의정부시 낙양동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근로자 3명의 목숨을 앗아간 타워크레인 잔해가 공사장에 널브러져 있다.
    10일 경기도 의정부시 낙양동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근로자 3명의 목숨을 앗아간 타워크레인 잔해가 공사장에 널브러져 있다. 올 들어 세 번째 일어난 타워크레인 사망 사고다. 작업 현장의 안전 조치 미흡이나 작업자들의 미숙함에서 일어나는 타워크레인 사고는 순식간에 치명적 결과로 이어지곤 한다. /김지호 기자
    목격자들은 크레인 해체 과정에서 지브가 균형을 잃고, 마스트가 부러지며 작업을 하던 근로자들이 추락했다고 고용노동부와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그러나 어느 부분에 먼저 문제가 생겼는지, 부품 결함이나 작업자 과실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조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당국은 현장에서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구조된 김씨는 안전벨트와 고리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사망한 근로자 3명도 안전벨트를 차고 있었다고 한다.

    사고가 일어난 용암마을 12단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시행자다. 10년 공공임대 아파트 단지로 8개 동(지상 20층과 26층), 992가구를 건설하는데 내년 7월 입주 예정이었다. 공사 시공은 KR산업이 맡고 있다.

    ◇반복되는 타워크레인 사고, 대책은?

    최근 발생한 주요 타워크레인 인명 사고
    올해 5월 1일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800t급 골리앗크레인과 32t급 타워크레인이 충돌하는 사고가 있었다. 근로자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한 대형 사고였다. 신호수와 크레인 기사 사이의 신호 전달 문제가 사고 원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5월 22일에는 경기 남양주시의 아파트 건설 공사 현장에서 18t급 타워크레인이 부러지면서 작업하던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이번에 의정부시에서 일어난 사고와 유사한 사례다. 남양주 사고에선 타워크레인의 높이를 높이는 작업을 하다가 마스트 부분이 무너져 내렸다.

    고용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9월까지 4년여 동안 타워크레인 관련 '중대 재해'는 23건이다. 중대 재해는 사망사고뿐 아니라 2명 이상의 중상자 혹은 1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한 사고를 뜻한다. 사망자만 31명이었다.

    전문가들은 공사 현장의 미흡한 안전조치, 작업 미숙 등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타워크레인은 무거운 상층부를 기둥이 받치고 있다. 기둥에 구조적 결함이 있거나 작업 현장에서 신호가 어긋나 발생하는 충돌로 진동이 가해지면 순식간에 균형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문진국 의원은 "현행법상 크레인 작업을 할 때는 '일정한 신호 방법을 정하여 신호한다'라고 규정돼 있지만, 그 일정한 신호 방법이라는 문구가 매우 모호하다"며 "전문 신호수가 작업자들 간의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게 해야 하는데 실제 현장에선 주먹구구식으로 소통이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예전엔 건설업체가 직접 타워크레인을 운영하며 근로자의 안전교육도 담당했는데 요즘엔 비용을 줄인다며 크레인 대여업체에 안전교육을 맡기고 있다"며 "건설업체와 크레인 대여업체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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