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TV, 김정남 암살 지시 영상 공개…북한 공작원 개입 정황 드러나

    입력 : 2017.10.10 17:08 | 수정 : 2017.10.10 18:11

    범행 현장 바로 옆에 있는 커피숍에서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무엇인가를 건네 받은 인도네시아 국적 시티 아이샤. /후지TV 캡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 형인 김정남을 지난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암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여성들에게 북한 공작원이 암살 직전 현장에서 작전 지시를 내리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지금까지 북한 공작원들이 암살 현장을 지켜보는 장면은 공개됐지만, 암살을 실행한 여성들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이는 북한이 김정남 암살에 직접 개입했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로, 줄곧 범행을 부인해온 북한의 주장이 신빙성이 없음을 말해준다.

    일본 후지TV는 지난 8일 방송한 다큐멘터리를 통해 김정남에게 신경작용제 VX를 바른 베트남 국적의 여성 도안 티 흐엉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여성 시티 아이샤가 암살 직전 북한 공작원을 만나는 장면을 공개했다.

    암살현장에서 10m 떨어져 있는 커피숍 CCTV에는 시티 아이샤에게 택시 티켓을 건네는 남성이 찍혔는데, 후지TV는 그가 북한 공작원 홍송학이라고 주장했다. 흐엉에게도 한 남자가 다가가 지시하는 모습도 공개됐는데, 후지TV는 그가 북한 공작원 리재남이라고 했다. 이 공작원이 같은 커피숍에서 범행 장면을 지켜보다가 성공한 것을 확인하자 바로 공항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운 뒤 사라지는 장면도 함께 방송됐다. 리재남은 북한의 대남·해외 공작 업무를 담당하는 정찰총국의 간부로 이번 김정남 암살을 총지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후지TV는 김정남과 오랫동안 함께 지낸 북한 출신 애인이 암살 6개월 전 싱가포르에서 리재남을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여성이 리재남에게 김정남의 동선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해 김정남의 암살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후지TV는 이 여성이 김정남의 일거수일투족을 북한 당국에 보고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으며, 2001년 김정남이 가족과 동행해 일본에 입국하려다 가짜 여권이 적발됐을 때도 함께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후지TV는 김정남 암살 이후 김정남이 공격을 받는 장면과 피습 직후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 진료소로 직접 걸어가는 장면 등을 지난 2월 단독 보도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장면은 당시엔 없었다.

    김정남이 암살 직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걸어다니는 모습./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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