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美 부통령, 'NFL 무릎꿇기'에 경기장 박차고 나가… 트럼프 "내가 지시했다"

    입력 : 2017.10.09 16:41

    NFL 경기 관람을 위해 인디애나폴리스 콜츠 홈 경기장을 찾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부부가 국민의례에 참여하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프로풋볼(NFL) 경기장을 찾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8일(현지 시각) 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본 후 관람석을 박차고 나갔다. 국가(國歌) 연주 때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뜻으로 무릎을 꿇는 일부 NFL 선수들의 행위를 맹비난해 논란을 일으켰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펜스 부통령에게 ‘무릎꿇기’ 시위가 나오면 경기장을 떠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이날 아내 캐런과 함께 인디애나 주(州) 인디애나폴리스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디애나폴리스 콜츠(Colts)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NFL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을 방문했다. 펜스 부통령은 인디애나 주지사 출신이다.

    경기 전 국민의례 순서가 되자 펜스 부통령 부부는 나란히 한쪽 가슴에 손을 얹었다. 하지만 포티나이너스 선수 20여 명은 국가 연주 때 한쪽 무릎을 꿇어 ‘저항’의 뜻을 나타냈고, 펜스 부통령은 곧바로 관람석에서 일어나 경기장을 떠났다.

    펜스 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과 나는 미국 국가와 국기, 군인들에게 불경스러운 어떤 이벤트에 대해서도 예의를 갖추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콜츠 경기장에서 떠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NFL 선수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선수들이 ‘무릎 꿇기’로 조국에 무례를 보인다면 경기장을 떠나라고 펜스 부통령에게 요청했다”면서 “펜스 부부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펜스 부통령이 이날 경기장에 공동취재기자와 동행하지 않았으며, 익명의 부통령 측 관계자는 기자에게 펜스 부통령이 경기장을 일찍 떠날 수 있다고 미리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포이나이너스가 ‘무릎꿇기’ 시위의 진원지였다는 점에서 펜스 부통령 측이 포티나이너스 선수들의 ‘무릎 꿇기’를 예상하고 계산된 행동을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민주당 크리스 머피(코네티컷 주) 상원의원은 “펜스 부통령의 경기장 퇴장은 납세자들이 부담한 수백만 달러짜리 정치적 곡예”라고 자신의 트위터에 썼다.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노먼 온스타인 연구원도 트위터를 통해 “오늘 펜스 부통령과 함께 가짜 애국심 조작의 새로운 국면이 전개됐다”며 “미리 계획한 경기장 조기 퇴장, 그리고 트윗”이라고 비판했다.

    국가 연주 중 한쪽 무릎을 꿇는 것은 지난해 8월 포티나이너스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백인 경찰관의 흑인 사살 사건에 항의하며 시작했다. 처음에는 기립을 거부하고 의자에 앉아있었지만, 국가에 대한 존중은 버리지 않았다는 의미로 한쪽 무릎을 꿇는 것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지난달 24일 트럼트 대통령이 앨라바마 연설에서 한쪽 무릎을 꿇는 선수들에 '개XX'라고 욕설을 하고 구단주들에게 이들의 해고를 요구한 데 이어, 이틀 뒤에는 팬들에게 경기 보이콧까지 주문하면서 구단과 선수들이 집단반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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