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독립투표 날… 스페인 경찰의 곤봉·고무탄에 337명 부상

    입력 : 2017.10.02 03:03

    중앙정부, 투표소 1300곳 봉쇄… 경찰·주민들 간 충돌 잇따라
    카탈루냐 "100만명 투표땐 성공"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주(州)의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가 1일(현지 시각) 카탈루냐 전역에서 실시됐다.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투표를 강행하고 스페인 중앙정부가 경찰력을 총동원해 투표 차단에 나서면서 곳곳에서 충돌과 파행이 빚어졌다. 이날 투표는 현지 시각 오후 10시(한국 시각 2일 오전 5시)까지 진행된다.

    독립 왕국이었다가 1714년 스페인에 편입된 카탈루냐주는 인구가 750만명으로,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19%를 차지하는 부유한 지역이다. 고유 언어·문화를 유지하고 있고, 분리·독립 욕구가 강하다. 이번 투표 유권자는 530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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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곤봉 휘두르는 경찰 -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가 시행된 1일(현지 시각), 스페인 경찰이 카탈루냐 중심 도시 바르셀로나의 한 투표소 인근에서 주민들에게 곤봉을 휘두르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이날 분리 투표를 막기 위해 경찰력을 투입해 일부 투표소를 봉쇄했으며, 투표 찬성 주민 집회를 강제 해산시키기도 했다. /AP 연합뉴스
    이날 오전 9시 투표가 시작되면서 투표에 참가하려는 시민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 간 물리적 충돌이 곳곳에서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이날 오전 현재 337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카탈루냐 주정부는 밝혔다. 경찰관도 11명이 다쳤다. BBC는 "일부 투표소에서는 경찰이 저항하는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을 쏘고 곤봉을 휘둘렀다"고 전했다.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 자치경찰 1만7000명과 카탈루냐 주도(州都) 바르셀로나 인근에 주둔하고 있던 중앙정부 소속 시위 진압 경찰 1만명을 현장에 투입해 투표소를 봉쇄하고 투표함과 투표용지를 몰수했다. 그러나 일부 중소 도시에서는 시위대와 시민들이 소수인 경찰 병력을 에워싼 채 투표를 강행했다.

    중앙정부와 카탈루냐는 한 치 양보 없이 충돌했다. 카탈루냐 측이 투표 전날 "1000여 개의 지자체 곳곳에 투표소 2315곳을 마련했다"고 밝히자, 엔릭 미요 고위 중앙정부 파견관은 "경찰이 이미 투표소 1300곳을 봉쇄했다"고 했다. 경찰은 또 선거 투·개표 관련 컴퓨터 시스템도 차단했다. 자치정부는 이에 맞서 주민들이 지정된 장소가 아닌 다른 투표소에서도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우리의 권리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투표 결과 인정 여부를 놓고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카탈루냐 주의회 관계자는 "전체 유권자의 약 5분의 1인 100만명 이상이 참여한다면 압도적 성공"이라고 했다. 반면, 스페인 중앙정부는 투표 자체가 위헌으로 무효라는 입장이다.

    유럽연합(EU) 주요국들은 긴장 속에서 이번 투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투표 결과에 따라 영국 스코틀랜드와 벨기에 플랑드르, 이탈리아 롬바르디아·베네토, 프랑스 코르시카 등 유럽 내 다른 분리 독립 세력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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