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독립투표 D-1… "총리직 걸고 저지" "감옥 가도 한표"

    입력 : 2017.09.30 03:02

    [스페인 중앙·지방 정부 격돌… 자치 경찰 지휘 놓고도 기싸움]

    투표 成敗 열쇠 쥔 자치 경찰
    중앙 정부 지시대로 막을지 그냥 지켜볼지 예측불허

    "이번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감옥행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기꺼이 가겠다."(카를레스 푸이그데몬트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

    "투표는 위헌이다. 이를 막는 데 내 정치적 명운을 걸겠다."(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주(州)가 다음 달 1일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강행하면서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가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고 BBC 등 외신들이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번 투표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스페인 중앙정부나 카탈루냐 독립 추진 세력 중 한쪽은 큰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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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표 막을까 말까 - 28일(현지 시각) 스페인 카탈루냐주(州) 자치경찰이 주도(州都) 바르셀로나의 중앙정부 사무소 건물 앞에서 카탈루냐 독립 지지자들의 시위를 지켜보고 있다. 다음 달 1일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앞두고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외신들은 "양측의 '강(强) 대 강(强)' 충돌이 불가피해지면서 1만7000명 규모의 카탈루냐 자치경찰인 '모소스 데스콰드라'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이번 투표의 성패를 좌우할 결정적 요소로 떠올랐다"고 했다.

    중앙 정부는 최근 카탈루냐 지방정부의 경찰 지휘권을 박탈하고, 자치 경찰을 직접 지휘하고 있다.

    중앙 정부는 2700여개로 추정되는 모든 투표소를 봉쇄하고, 투표함을 압수하기 위해 경찰력을 총동원한다는 계획이다. 자치경찰 이외에 1만여명의 국가 경찰도 투입했다.

    현지 일간 엘 파이스는 "이번 투표는 카탈루냐 내 1000여곳 기초 지자체에서 실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국가 경찰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스페인 중앙 정부로서는 '모소스 데스콰드라'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탈루냐
    반면, 카탈루냐 측은 자치경찰이 '행동에 나서지 않는' 방식으로 투표를 도울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분리·독립 지지자인 호아킴 포른 카탈루냐 자치정부 내무장관 겸 자치경찰청장은 "경찰에겐 법과 질서가 중요하지만, 그보다 '시민과의 공존'이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자치경찰에게 중앙 정부 말을 듣지 말고, 투표가 순조롭게 실시되도록 도우라는 압력이다. 그는 "모소스 데스콰드라는 우리 시민들이 투표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자치경찰은 현재까지는 중앙 정부 지시에 따르는 모습이다. 자치경찰 대변인은 "(투표를 막으라는) 중앙 정부 명령이 전달됐고, 정상적으로 이행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투표 당일 자치경찰이 실제로 어떻게 나올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자치경찰 내부에서 "투표 저지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를 강제로 막을 경우 폭동이 일어나고 공공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카탈루냐 자치경찰이 스페인 중앙 정부와 카탈루냐 자치 정부 간 격렬한 '줄다리기' 중간에 서 있다"고 했다.

    현지 외교 소식통은 "분리·독립 투표 강행은 이제 되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상황"이라고 했다. 스페인 중앙 정부와 카탈루냐 측은 이번 주민투표 실시와 관련 단 한 번도 대화 테이블에 앉은 적이 없다. 푸이그데몬트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투표율과 관계없이 과반이 독립에 찬성하면 48시간 이내에 독립을 선언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스페인 중앙 정부는 이번 투표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결을 받아낸 뒤 물리적 저지에 나섰다. 스페인 정부는 최근 카탈루냐 자치정부 청사에 대한 압수 수색을 하고 14명의 주요 인사를 연행했다.

    또 주민투표와 관련된 144개 인터넷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 계정을 잇달아 폐쇄하고, 투표용지 1000만장을 압수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 관계자들은 "스페인 중앙 정부가 북한이나 터키, 중국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CNN은 "분리·독립 지지자들은 스페인 중앙 정부가 카탈루냐에서 세금을 많이 거둬 다른 지역을 보조하는 데 사용한다고 오랫동안 불만을 가져왔다"며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홀로서기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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