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당당히 요구" "가능한 한 자립"

    입력 : 2017.09.29 03:05

    35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정부 지원금 두고 후보 간 의견차
    수행·승려복지 강화엔 한목소리

    "정부에 당당히 요구하겠다."(설정 스님) "정부 도움을 가능한 한 벗어나겠다."(수불 스님)

    제35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10월 12일)의 공식 선거운동이 지난 26일 시작된 가운데 종단에 대한 국고 지원에 대해 주요 후보가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조계종은 국립공원 내 사찰 토지와 수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문화재 유지·보수 비용 문제와 토지 이용 권리가 제한되는 등의 문제를 놓고 정부와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기호 1번 후보 설정 스님은 26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정당한 권리를 당당히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통 사찰을 비롯한 문화재를 보수·관리할 때 정부는 늘 시혜적인 태도이고 우리는 궁색한 입장이었다"며 "전통문화의 계승 종단으로서 정부와 관계를 능동적이고 당당하게 재정립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발표한 종책(정책) 자료집에서도 ▲주요 공원에 편입된 사찰 토지 정부 보상 추진 및 문화재 관람료 문제 해결 ▲불교 및 전통문화 지원에 관한 국가 예산 비율 제고 등을 공약으로 걸었다.

    반면, 기호 2번 후보 수불 스님은 18일 출마 기자회견과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잇따라 '자립(自立)'을 강조했다. 수불 스님은 문화재 관람료와 국고 보조금 그리고 기도 불공과 천도(薦度) 의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이 한국 불교의 자생력을 낮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27일 간담회에서도 "한국 불교가 문화재 관람료에 매여 살아선 안 된다"며 "당선된다면 점차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수불 스님은 '모금(모연)'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스님들이 제대로 수행하고 포교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시주하도록 하겠다는 것.

    수행과 승려 복지, 비구니 권한 강화 등에 대해 후보들은 거의 공통된 입장이다. 특히 수행 강조는 종단에 대한 신뢰 회복의 지름길이란 점에 대해선 공감하고 있다. 설정 스님은 "선원(禪院)에선 화두 참구에 전념해야 하고, 법당에선 염불과 기도 소리, 염불당에선 간경(看經) 소리가 그쳐선 안 된다"고 했고, 수불 스님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본질로 돌아가는 시대"라며 "조계종의 종지(宗旨)인 간화선 수행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소도 만들겠다"고 했다.

    기호 3번 혜총 스님은 "원로 중심의 청정한 승풍(僧風)을 진작하고 수행 환경을 정비하겠다"고 말했고, 기호 4번 원학 스님은 "교육, 포교, 복지의 완성을 종무 행정의 목표로 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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