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요리사의 '밥 샘플러', 청년 농부의 유기농 '키스米'… 韓食, 특별하게 색다르게

    입력 : 2017.09.29 03:05

    28~29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고 있는 '2017 월드 한식 페스티벌'에 '밥 샘플러'가 등장했다. 밥 샘플러는 삼광, 추청, 하이아미 등 5가지 쌀 품종을 골라 각각 밥을 지은 뒤 먹기 좋게 주먹밥으로 만든 것이다. 맥주 샘플러처럼 다양한 쌀밥 맛을 볼 수 있어서 밥 샘플러란 이름을 붙였다. 여기에 우엉잡채 등 반찬을 각각 '찰떡궁합'으로 짝지었다. 달달한 하이아미 쌀밥은 짭조름한 참나물된장무침이 단짝이다. 쌀밥과 반찬 다섯 쌍은 둥근 접시에 구절판처럼 한국식으로 담아냈다.

    밥 샘플러를 만든 이는 서울 이촌동에서 한정식 식당 '아미월'을 운영하는 프랑스 요리 전문가 유종하(42) 셰프다. 그는 프랑스의 유명 요리 학교인 '르 코르동 블루'를 수석 졸업했지만 한식에 푹 빠져 있다. 최근엔 '고명'이란 한식 요리 책도 썼다.

    지난해 9월 열린 ‘제1회 월드 한식 페스티벌’에서 외국인들이 불고기 만드는
    지난해 9월 열린 ‘제1회 월드 한식 페스티벌’에서 외국인들이 불고기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 한식재단 제공
    "한국인인 내가 제일 잘 아는 오리지널로 돌아가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정통 프랑스 요리를 배우고 나니 번뜩 그 생각이 들더군요."

    밥 샘플러는 이 같은 '오리지널 정신'에서 비롯했다.

    "한국 사람 중에 한식의 근본인 쌀밥이 이렇게 여러 가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우리 쌀을 다양하게 즐겨보자는 생각에서 샘플러를 만들었어요."

    요리 쪽에선 이름이 꽤 알려진 그이지만 행사장에 '팝업 레스토랑' 형태의 부스를 차리고 직접 음식을 대접한다. 이번 '월드 한식 페스티벌'에는 유씨 같은 청년 셰프들이 한식의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오엔베이커리의 이준석 대표는 연제육바게트를, 카티의 남성열 셰프는 부추 페스토 민어전을, 제이미테이블의 박원정 셰프는 김치토마토 아란치니를 개발해 선보였다.

    행사장 다른 쪽에는 '청년 농부'들이 건강한 한식 재료를 소개한다. 전남 보성 우리원농장 강선아(33) 대표 등 16명이 상경해 천막을 치고 청년 농부 직거래 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유기농 녹차, 장아찌, 생목이버섯, 딸기잼, 수삼, 약과, 산나물 등 한식의 맛을 살리는 좋은 재료들을 구입할 수 있다. 수익금의 3%는 한식 발전을 위해 기부할 계획이다.

    ▲‘월드 한식 페스티벌’ 행사장에서 직거래 장터를 연 ‘청년 농부’ 강선아 우리원농장 대표. 유기농으로 기른 한식 재료인 오색미와 장아찌를 준비했다.
    ▲‘월드 한식 페스티벌’ 행사장에서 직거래 장터를 연 ‘청년 농부’ 강선아 우리원농장 대표. 유기농으로 기른 한식 재료인 오색미와 장아찌를 준비했다. / 강선아 우리원 농장 대표 제공
    강선아 대표는 대를 이어 유기농 쌀 농사를 짓고 있다.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유학을 준비하던 그는 2007년 '유기농의 대부'였던 아버지 강대인씨를 따라 유기농에 인생을 걸었다. 2010년 아버지가 작고한 뒤에는 대표가 돼 농장을 이끌고 있다. 1인 가구 트렌드에 맞춰 125g씩 포장한 유기농쌀 '키스米(미)'를 개발하기도 했다.

    월드 페스티벌 이름에 걸맞게 외국인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29일에는 한식 연구가 명현지 셰프와 한국에 사는 외국인 100명이 주안상(酒案床)을 차려보는 쿠킹클래스가 열린다. 쿠킹클래스엔 한식 서포터스로 위촉된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이탈리아)와 다니엘 린데만(독일), 기욤 패트리(캐나다) 3인방이 나와 분위기를 돋운다. 송편, 화전, 곶감호두말이 등으로 주안상이 차려지면 우리나라와 세계 각국의 명절 음식을 주제로 즉석 '비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유종하 셰프가 ‘월드 한식 페스티벌’에 선보인 ‘밥샘플러’.
    유종하 셰프가 ‘월드 한식 페스티벌’에 선보인 ‘밥샘플러’. / 유종하 셰프 제공

    알베르토 몬디는 '알베르토 몬디와 함께하는 한식 데이트' 행사도 연다. 페스티벌 페이스북에 응모한 사람 중 10명을 뽑아 10월 11일 한식 레스토랑 '두레유'에서 몬디와 함께 식사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한다.

    이번 행사에는 미식의 나라 이탈리아 사르데냐 자치정부의 마시모 테무시 노동국장과 레이몬도 맨디스 수석비서관도 한식 맛을 보기 위해 찾아왔다. 한식재단은 해외에 지속적인 홍보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사르데냐 자치정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스웨덴, 미국, 호주, 프랑스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행사와 별도로 서울 시내 주요 한식당 50곳에선 '코리아 고메' 다이닝 이벤트가 10월 15일까지 이어진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은 식당에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까지 다양한 한식당들이 저마다 특별한 한식 메뉴를 내놓는다. 이번 행사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참여 식당과 메뉴를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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