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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시각 2: 김경록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소장

"'1人 1技'는 확실한 노후 대책… 기술 있어야 장수 가능"

"100세 시대 생존법의 3대 원칙은 '연금, 장기투자, 기술'입니다."
김경록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소장을 만나 노후 준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입력 : 2017.10.13 09:06

    “100세 시대 생존법의 3대 원칙은 ‘연금, 장기투자, 기술’입니다. 초저금리라는 주어진 현실 속에서 100세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재테크에 대한 인식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특히 ‘목돈 모으기’ 전략인 자산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소득 증대에 초점을 맞추는 노후 준비가 필요합니다.”

    김경록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소장은 13일 ‘이코노미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상식처럼 돼 있는 ‘자산 10억원 모으기’가 노후 준비의 핵심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과거 금리 5% 시대에는 금융자산 10억원이 있으면 이자가 1년에 5000만원, 한 달에 400만원이 넘었지만 이제는 금리가 1%대인 시대”라면서 “이렇게 되면 월 이자수익은 100만원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10년, 20년 후 금리의 향방은 예측하기 어렵다.

    김 소장은 공적연금(국민연금)과 사적연금(퇴직·개인연금) 모두에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노후 대비의 첫 단추라고 했다. 또 자산의 장기투자를 강조했다. 가령 1년의 시간으로 투자를 생각하면, 예·적금, ELS(주가연계증권), 단기채권 정도가 적합한 자산이지만, 5~10년 이상으로 시계(視界)를 넓히면 인프라펀드,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사모투자펀드, 해외주식, 해외채권 등으로 투자 대상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 소장은 인적자본의 가치를 키우는 데 투자를 게을리하면 안 된다고 했다. 특히 40대에 선제적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퇴를 최대한 연장할 수 있는 기술, 즉 ‘1인 1기(1人1技)’를 갖추는 데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러니 퇴직했다면 치킨집이 아니라 학교로 가라고 했다. 재교육을 통한 확실한 기술 습득으로 은퇴 후 20~30년의 삶을 지켜내야 한다는 것이다.

    -100세 시대에 노후 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 살이라도 어릴 때부터 노후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노후 대비의 상식처럼 여겨지는 ‘10억원 모으기’는 잘못된 접근법이라는 것이다. 따져 보자. 10억원이 있으면 노후 대비가 충분할까. 결코 그렇지 않다. 지금은 초저금리 시대다. 만약 지금과 같은 1%대 금리가 은퇴 시점에도 지속된다면 10억원으로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매달 100만원 정도다. 월 100만원이면 노후 준비가 충분한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노후 준비는 ‘자산(목돈) 모으기’보다 ‘소득 늘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자산의 크기와 소득의 크기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매달 확정적으로 들어오는 소득을 키우는 것이 100세 시대 생존 전략의 핵심이다.”

    -그럼에도 ‘목돈 모으기’는 상식처럼 돼 있다.
    “가령 6억원의 자산가와 3억원의 자산가가 있다고 하자. 만일 6억원 자산가는 운용수익률이 1%이고 3억원 자산가는 4% 수익을 낸다면, 전자는 매년 600만원의 소득이 나오는 반면 후자는 1200만원의 소득을 얻는다. 자산 크기는 절반에 불과하지만 소득은 오히려 두 배나 된다. 은퇴 설계를 소득 관점으로 바꿔야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김경록 소장은 저서 ‘1인 1기’에서 “쓸모 있는 기술 하나가 노후 준비의 안전벨트”라고 강조한다. /교보문고

    -소득에 초점을 맞춘 노후 대비는 어떻게 해야 하나.
    “‘3층 연금’을 쌓는 게 시작이 돼야 한다. 바로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이다. 그 중요성을 모두가 강조하지만 의외로 많은 이들이 ‘3층 연금’을 완벽히 쌓고 있지 않다. 특히 국민연금은 물가에 연동돼 지급금액이 변동하면서 평생 지급되기 때문에 노후 준비에 가장 적합하다. 국민연금은 수령 시기를 늦추면 1년당 7.2%(최대 5년까지 연장 가능)를 더 받는다. 국민연금을 가급적 충분히 받을 수 있게 제도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보유 자산 중 연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있으면 연금화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사적연금도 노후 대비의 필수인가.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워낙 낮아 필수적이다. ‘3층 연금’을 제대로 쌓았으면 최소한의 노후 대비는 마쳤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납입할 때 연금을 중간에 찾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장기투자는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다. 돈은 복리효과를 통해 증식되는데 중간에 찾게 되면 복리효과가 사라진다. 또 은퇴 시 연금을 일시적으로 찾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연금화하지 않고 일시금으로 찾게 되면 이 돈은 노후 소득으로 연결되지 않고 다른 데 지출될 가능성이 크다.”

    -또 주의해야 할 점이 있나.
    “사적연금 투자 초기에는 위험자산의 비중을 더 높여야 하고 은퇴시점이 가까워지는 후기에는 줄이는 것이 맞다. 젊을 때는 안정적인 근로소득이 있으므로 금융자산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나이 들어서는 근로소득이 곧 사라지므로 금융자산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 역시 당연한 얘기지만 많은 이들이 지키지 못하고 있다. 너무 단기자산으로 운용하거나 국내자산만 갖고 있는 상품도 피해야 한다.”

    -장기투자를 강조하는데 오래 투자하라는 의미인가.
    “장기투자는 무작정 자산을 오래 가지고 있자는 뜻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을 선택하자는 의미다. 1년의 시간으로 자산을 바라보면 예·적금, ELS, 단기채권 정도가 적합한 자산이 된다. 하지만 5~10년의 시계로 보면 인프라펀드, 리츠, 사모투자펀드, 해외주식, 해외채권 등으로 투자 대상이 확대된다.”

    -재무적 투자 외에 인적 투자도 강조하는데.
    “100세 시대에 제일 수지 맞는 투자는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다. 40대부터 선제적으로 전문성과 기술을 갖는 데 투자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근로수명을 늘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중요한 것은 은퇴 후 재교육이다. 은퇴 후 평생을 같이 할 기술 하나가 있다면 노후를 겁낼 필요가 없다. ‘1인 1기(1人1技)’가 중요한 이유다. 기술이 있어야 장수할 수 있다. 퇴직 후 치킨집으로 가지 말고 학교로 가야 한다. 재취업이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재교육 인프라를 갖추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
    “통계를 보면 55~64세의 직업 관련 평생학습 참여율이 18%로 낮다. 참여율 자체가 떨어지는 면도 있지만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제공하는 재교육의 질이 떨어져 실효성이 없다는 점도 큰 문제다. 대학교까지의 교육에만 집중돼 있는 우리의 교육체계가 고령화 시대에 맞게 빨리 변해야 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재교육으로 고령층이 과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역발상이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은퇴 후 재취업할 분야가 혁신적인 쪽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왜 인공지능(AI)과 경쟁하나. 오히려 새로운 투자의 기회로 삼으면 된다. 자신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AI를 만드는 회사 주식을 사면 된다. 새로운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 그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

    -건강 관리나 가족 관계도 중요할 텐데.
    “재무적으로 노후 준비가 완벽해도 비재무적으로 파산하면 노후 대비는 실패하게 된다. 100세 시대에는 삶을 완전히 재구조화해야 한다. 수익률을 높이는 재테크만 잘한다고 노후 대비가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은퇴 후 30년을 함께 지낼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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