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예사롭게만 볼 수 없는 외국인 채권 대량 매도

      입력 : 2017.09.28 03:19

      이번 주 들어 이틀간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3조여 원어치 채권을 팔아 치웠다. 역대 최대 매도액이다. 8월 한 달간 순매도 금액과 맞먹는 돈이 하룻밤 새 한국을 빠져나갔다. 아직 본격적인 '셀(sell) 코리아'(외국인 자금 이탈)라고 볼 수는 없지만 한반도 안보 리스크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예사롭지가 않다. 국가 부도 위험을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셀 코리아'는 지금 정부가 가장 경계해야 할 최악의 상황이다. 한번 둑이 무너지면 실제보다 과장돼 걷잡을 수 없는 것이 금융의 속성이다. 20년 전에도 한국 상황을 불안하게 본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외환 위기를 겪었다. 제조업 경기와 투자·소비가 위축되는 등 안 그래도 경제 여건이 안 좋은 상황에서 금융이 흔들리는 조짐이라도 나타나면 심각해진다.

      정부는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는 작은 징후들을 절대 흘려보내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외국에선 북핵 위기를 훨씬 더 심각하게 보고 있다. 한국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금융 당국은 방심하지 말고 만약의 사태까지 상정하고 초기에 진화할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외국 투자자들은 한반도 지정학 리스크에 한국 경제 자체의 리스크가 겹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앞날이 밝아야 외국인 투자자들도 웬만한 안보 리스크는 감내하겠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경제를 책임진 당국자들의 얼굴에 좀 더 긴장감이 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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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어제 채권 2조 '셀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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