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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도 끝내 외면한 A씨의 투자, 뭐가 잘못됐나"

  • 이필용 변호사

    입력 : 2017.09.29 06:31

    [이필용의 법률TALK] 재개발 투자, 중개사 설명만 믿었건만…

    Question☞

    평소 재개발 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A씨는 알고 지내던 부동산 공인중개사 B씨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재개발 구역의 아파트 분양권이 주어지는 주택을 싼값에 매입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조건이 상당히 좋아 보였다. C씨가 소유한 이 주택은 국공유지 위에 있어 토지를 불하받아야 했는데, 일단 무이자 분납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B씨와 C씨는 “대지 감정평가액이 불하대금의 120%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불하받는 땅에 자산평가에 포함되는 무허가 건물도 있어 추가부담금이 1억 1000만원 정도 줄어든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재개발 사업을 통해 대규모 주거단지로 거듭난 서울 마포의 한 아파트.

    그러나 막상 A씨가 이 주택을 샀더니 B씨와 C씨의 설명은 모두 엉터리였다. 불하대금은 무이자가 아닌 유이자 조건이었다. A씨는 4000만원 정도를 이자로 내야 했다. 대지의 감정평가액 역시 120%가 아닌 100%정도에 그쳐 5000만원을 추가부담금으로 지불했다. 무허가건물 역시 자산평가에 포함되지 않아 2000만원을 추가부담금으로 내야 했다.

    결국 A씨는 B씨와 C씨를 상대로 1억 1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과연 B씨와 C씨는 배상 책임이 있을까.

    Answer☞

    일반적으로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매도인은 매매목적물에 대한 설명 의무나 고지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매매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의 부작위에 의한 기망(欺罔)이 성립하는 경우, 매수인은 그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설명이나 고지 의무 불이행 정도가 적극적인 기망에 이르지 않거나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없는 정도라면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이필용 법무법인 우성 변호사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A씨의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우선 불하대금 지급 조건에 대해 A씨는 B씨와 C씨가 무이자로 분납할 수 있다고 구두로 설명했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를 입증할 만한 매매계약서 조항이나 녹취 같은 증거가 없었습니다. 결국 불하대금 무이자 납부 설명에 대한 B씨와 C씨의 귀책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본 것입니다.

    또 미등기건물의 경우 자산가격 평가에 포함되려면 부동산 매매계약시 매매목적물에 미등기건물이 포함되거나 행정청의 미등기무허가건물확인원에 해당 건물이 기재돼야 합니다. B씨와 C씨는 매매계약서에 미등기건물을 누락했고 A씨 역시 이를 꼼꼼히 챙기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공부상 존재하지 않는 미등기무허가건물에 대한 A씨의 권리가 인정되지 않은 것은 A씨의 과실이었기 때문에 B씨와 C씨가 그 손해를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무허가 건물은 행정청의 무허가건물대장확인원에 등재돼 있어야 자산평가에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대지의 자산가격 평가액도 법원은 B씨와 C씨 설명과 달리 대지의 자산가격 평가액이 불하대금의 120%가 아닌 100%로만 산정된 것은 인정했습니다. 문제는 매매계약시 B씨와 C씨가 A씨에게 대지의 자산가격평가액을 ‘추정’으로만 설명했을뿐 확정적인 계약조건으로 고지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결국 B씨와 C씨는 대지 자산가격 평가액 하락으로 인한 A씨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도 없게 된 것입니다.

    B씨와 C씨의 투자설명만을 믿고 주택을 구입한 A씨는 이번 판결에 상당히 억울해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면 이 사건은 A씨가 당초 위험 부담을 모두 감수하고 아파트 분양권을 매수했고 이후 전매했는데 당초 예상했던 수익을 얻지 못하게 되자, B씨와 C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던 겁니다. 즉, 법원이 보기에도 당시 B씨와 C씨의 투자설명은 통상적인 부동산 상거래상의 투자설명에 해당할 뿐 A씨를 기망하는데 이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실제 분양권 전매 시점이나 전매 가격에 따라서는 A씨가 오히려 이익을 얻을 수도 있었다는 사정이 감안된 판결이었던 것이죠.

    결국 재개발 구역의 주택이나 대지 매입시에는 그 대지가 사유지인지, 국공유지인지를 미리 확인해 자산가격 평가액이 불하대금의 몇 퍼센트에서 결정될 것인지, 자산가격 평가에 포함될 수 있는 무허가건물이 존재하는 경우 그 무허가건물이 매매계약 내용에 명시적으로 포함되거나 행정청의 미등기무허가건물대장에 존재하는지, 그리고 불하대금의 납부조건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법원은 투자자의 투자조건에 대한 무지를 보호해 주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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