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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석: 데이비드 아커 미국 UC버클리 명예교수

"섬세한 일본식 서비스로 미국 소비자 사로잡다"

옷의 품질, 직원의 서비스, 깔끔한 매장…
유니클로는 미국에서 승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아커 교수는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을 사로잡은 유니클로의 매력을 알아보자.

    입력 : 2017.10.12 09:05

    "유니클로(UNIQLO)는 혁신적인 소재 개발과 일본 특유의 고객 응대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을 사로잡았다."

    데이비드 아커(David A. Aaker) UC버클리 하스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유니클로의 성공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아커 교수는 케빈 켈러 미 다트머스대 석좌교수, 장 노엘 캐퍼러 프랑스 파리공립경영대학원(HEC) 교수와 함께 브랜드 분야 세계 3대 석학으로 통한다. 그는 매년 글로벌 브랜드 순위를 매길 때 나오는 용어인 '브랜드 자산(brand equity)'을 최초로 개념화했다.

    아커 교수는 과거 뉴욕 맨해튼 34번가에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을 방문하고, 눈이 휘둥그레진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옷의 품질뿐 아니라 깔끔하게 정돈된 매대, 직원의 섬세한 서비스 등 모든 부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며 "유니클로가 미국에서 승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조선'은 아커 교수를 이메일 인터뷰했다.

    데이비드 아커(David A. Aaker)

    ㅡ지난 20년간 유니클로가 빠르게 성장한 비결은 무엇인가.
    "브랜드의 비전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유니클로의 목표는 '품질이 좋고, 활동하기 편한 옷을 저렴한 가격에 생산하는 것'이다. 유니클로의 제품을 보면 현대적이고, 패셔너블하다고 볼 순 있지만, 트렌디하진 않다. 유행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패션의류 브랜드가 매 시즌 트렌드에 맞춰 독창적인 디자인을 내놓기 위해 고민할 때 유니클로는 묵묵히 '옷의 기능'에 집중했다. 이 때문에 매년 달라지는 패션의 유행을 분석하고, 따르기보다 '활동하기 편한' 옷을 만들기 위해 소재 개발에 주력했다. 유니클로는 다른 패션 회사처럼 명품 브랜드의 런웨이에 오른 신상품의 디자인을 베끼지도 않는다."

    ㅡ유니클로의 대표 상품 '히트텍'이 인기를 끌었다.
    "그렇다. 유니클로가 다른 패션회사와 차별화된 대표적인 혁신 제품이 '히트텍'이다. 심지어 현재 유니클로의 브랜드 자산 가치보다 히트텍의 브랜드 자산 가치가 더 높다. 유니클로의 히트텍은 소재과학 회사와 합작해 개발한 소재로, 수증기를 열로 바꿔 내장된 공기주머니에 열을 가두는 방식으로 추운 계절 방한복 역할을 톡톡히 한다. 히트텍 소재 자체가 가볍고, 편하고, 디자인마저 스타일리시하기 때문에 기존의 내복과 차별화된다. 젊은층 대부분은 내복 입는 것을 촌스럽게 여겼는데, 히트텍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히트텍은 매년 새로운 섬유 기술이 도입되면서 업그레이드됐다. 그 결과, 2003년 연간 150만벌 팔리던 히트텍은 2012년 1억3000만벌이 팔리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후 유니클로에서는 신축성이 좋은 상품인 '에어리즘'과 스포츠웨어와 캐주얼의 결합인 '라이프웨어' 등 새로운 상품군을 출시했다."

    ㅡ유니클로 매장의 어떤 점에 놀랐나.
    "매장 내 소비자 경험은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옷의 품질, 스타일, 매장의 규모, 상품의 다양성, 제품이 전시된 모습, 직원의 섬세한 응대 등 소비자가 매장에 들어서고, 나올 때까지 모든 경험이 다른 의류 매장과 확연히 차이가 났다. 특히 잘 훈련된 매장 직원의 서비스가 눈에 띄었다."

    ㅡ직원 서비스가 어떻게 달랐나.

    고객과 반드시 눈을 마주치고,
    두 손으로 제품을 건네주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매뉴얼대로

    "유니클로에는 직원이 어떻게 옷을 정리하는지, 결제 후 고객에게 신용카드를 어떻게 돌려주는지 등 디테일한 직원 매뉴얼이 있다. 특히 판매 직원은 '어드바이저'라는 직함으로 불리는데, 고객을 응대할 때 반드시 눈을 마주치고, 두손으로 제품을 건네주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매뉴얼대로 행동해야 한다. 이는 일본식 고객 응대 방법으로 미국에서는 흔치 않은 광경이다. 문화가 다른 미국에서도 일본 특유의 친절함과 배려가 통한 것이다. 유니클로 직원들은 매일 아침 판매를 시작하기 전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누구입니다. 오늘 기분이 어떠신가요.' 등 기본적인 인사법을 연습한다. 매장의 판매 실적도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직원들이 보다 열의를 가지고 일하게 된다. 최근 유니클로는 도쿄에 유니클로대학을 개설해 매년 1500명의 새로운 매장 매니저가 연수를 받도록 했다. 매장 내 완벽한 소비자 경험은 인재 선발과 교육, 세심한 지침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 5번가에 있는 유니클로 매장. /유니클로

    ㅡ유니클로의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회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카리스마 있는 오너다. 그는 말로만 지시하지 않고, 직접 행동으로 보여준다. 야나이 회장 덕분에 유니클로는 다른 회사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고유의 문화를 가졌다. 그의 가치와 목표는 유니클로의 기업철학, 사내규정, 업무지침, 조직구조, 인재육성 등 회사의 모든 영역에 골고루 스며 있다. 야나이 회장이 유니클로의 모든 요소에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유니클로의 조직은 수평적이고, 직원들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다. 야나이 회장의 업적 중 가장 높이 평가받는 부분은 일본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영어로 업무를 보도록 지시했다는 점이다. 의심할 여지없이, 이는 국제적인 비즈니스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 다소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일본 기업으로서는 파격적인 행보다. 아울러 야나이 회장은 포부가 크다. 과거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하자'는 목표를 넘어 '옷을 바꾸고, 상식을 바꾸고, 세계를 바꾼다'는 기업철학으로 꿈을 넓혀가고 있다. 그는 SPA 글로벌 1위 브랜드 자라(ZARA)를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유니클로가 존재하는 모든 곳에서 유니클로가 1위를 하길 바란다."

    ㅡ자라와 비교해 유니클로가 나은 점이 있다면.
    "비용이 낮고, 민첩한 조직을 가졌다. 유니클로가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던 배경에는 유니클로만의 '전 공정 일체화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SPA 브랜드가 제품기획·디자인·생산·배분 채널을 직접 보유해, 단계별 비용을 줄이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서 유니클로는 한발 더 나아가 대량 발주를 기반으로 생산량을 조절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공정마다 일정량의 재고를 확보해둔 다음, 염색 단계에서 매출 상황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작업 라인을 일일이 변경하지 않더라도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 위주로 생산할 수 있다. 그래서 유니클로가 놀라운 저가 가격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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