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국 폭격기 떨굴 것"… 美 "4~5개 군사행동 시나리오 검토"

    입력 : 2017.09.27 03:16 | 수정 : 2017.09.27 07:53

    점점 증폭되는 '美·北 말폭탄'

    리용호 "美가 선전포고" 발언, 백악관선 "터무니없는 주장"
    美국방부 "모든 옵션 행사"… 美일각, 트럼프 말폭탄 우려도
    펠로시 "김정은 같은 불량배에게 무대 깔아주는 모습 보기 싫다"

    미국 국방부는 25일(현지 시각)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미국이 선전포고를 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미국과 동맹을 방어하기 위한 모든 옵션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이날 오전 뉴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우리 지도부에 대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끝내 선전포고를 했다"면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오는 미국 전략폭격기들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

    로버트 매닝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B-1B의 NLL 북상 작전과 관련해 "비행할 권리가 있는 공해(公海) 상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우리는 동맹국과 미 본토를 안전하게 방어하기 위한 모든 옵션을 행사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위협에도 B-1B 등 전략폭격기 출격을 지속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정권을 어떻게 다룰지 결정할 수 있다"며 "미군은 당장에라도 전투에 임할 수 있는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의 태세로 북한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5일(현지 시각) 숙소인 미국 뉴욕의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호텔 앞에서 기자 회견을 한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5일(현지 시각) 숙소인 미국 뉴욕의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호텔 앞에서 기자 회견을 한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전쟁을 피하길 바라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현재 4~5개의 (군사행동)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고, 일부는 더 험악하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그는 "북한이 핵시설에 대한 사찰을 허용하고, 핵무기 개발 중단 의사를 밝혀야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리 외무상의 주장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에 대해 선전포고를 한 적이 없다"며 "솔직히 그런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했다. 국무부의 커티나 애덤스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대변인도 이날 "북한에 대해 미국은 선전포고를 한 적이 없다"며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로운 비핵화를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이날도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 수위를 더 끌어올렸다. 미 하원은 25일 전체회의에서 USB 드라이버 등을 활용해 북한 내부에 대한 정보 유입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 추가된 '북한인권법 연장법안'을 재적의원 415명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미 의회의 북한인권법은 2004년 처음 제정된 이후 2008년, 2012년 두 차례 연장됐다.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면 향후 5년간 효력이 발생한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 북한에 대한 전면적인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개인 제재)'을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처음으로 미 재무부가 새로운 기업 제재 명단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완전한 파괴'를 언급하고, 북한 김정은에 대해 '리틀 로켓맨' 등으로 조롱한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한 파괴' 발언 이후 매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했고, 뉴욕타임스(NYT)는 "북한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 파괴' 발언이 나왔을 때 이를 선전포고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도 이날 앤서니 루지애로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의 기고문을 싣고 "미국과 북한의 끝없는 말 전쟁이 관심을 끌지만, 실제로 북한에 더 충격을 주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세컨더리 보이콧) 새 행정명령"이라며 "북한 김정은은 현금이 말라가기 시작하면 어쩔 수 없이 어려운 선택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도 이날 '우리 모두 심호흡을 해보자'란 논평에서 "북한이 국제사회가 들으라고 거친 말을 쏟아내고 있지만, 북한의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은 테니스 경기를 보여주는 등 평상시와 다름이 없다"고 했다. 낸시 펠로시 미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이날 MSNBC에 출연해 "세계 자유 진영의 지도자인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같은 불량배(bully)와 치고받기를 하면서 무대를 깔아주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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