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고 트럼프에 맞서다

    입력 : 2017.09.26 03:04

    트럼프, 애국가 연주 때 무릎 꿇은 NFL 선수에게 '개XX' 막말 파문
    동료 선수들, 무릎 꿇고 집단 반발
    26개 구단들도 잇달아 비판 성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國歌) 연주 때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뜻으로 무릎을 꿇는 일부 미국 프로풋볼(NFL) 선수들의 행위를 문제 삼아 NFL 경기 보이콧을 주장하면서 구단과 선수들이 집단으로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NFL 관람률과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다. 많은 사람은 경기가 지루해서, 또 국가를 사랑해서 NFL을 멀리한다"며 "NFL 선수들이 국가에 대한 결례를 멈출 때까지 팬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는다면 더 빠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틀 전 앨라배마 연설에서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한쪽 무릎을 꿇는 선수들에 '개XX'라고 욕설을 하고 구단주들에게 이들의 해고를 요구한 데 이어, 팬들에게 경기 보이콧까지 주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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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종차별에 반대한다 - 미국 프로풋볼(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소속 선수 10여명이 24일(현지 시각) 매사추세츠주(州)에서 열린 '휴스턴 텍사스'와의 경기에 앞서 국가(國歌)가 울려 퍼지는 동안 무릎을 꿇고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국기와 국가에 대한 결례'라 비판하고 해당 선수들의 해고와 NFL 보이콧을 촉구했다. /AFP 연합뉴스
    국가 연주 중 한쪽 무릎을 꿇는 것은 지난해 8월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백인 경찰관의 흑인 사살 사건에 항의하며 시작했다. 처음에는 기립을 거부하고 의자에 앉아있었지만, 국가에 대한 존중은 버리지 않았다는 의미로 한쪽 무릎을 꿇는 것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NFL 선수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볼티모어 레이븐스'와 '잭슨빌 재규어스' 경기에서 양팀 선수 20여 명은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한쪽 무릎을 꿇거나 팔짱을 끼는 행동으로 트럼프에 맞서 자신들의 의사를 표시했다. '피츠버그 스틸러스' '테네시 타이탄스' '시애틀 시호크스' 선수 대부분은 국가가 연주될 동안 아예 대기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AP통신은 "전체 프로풋볼 선수 1696명 중 200여 명이 동참했다"고 했다.

    NFL의 32개 구단 중 26개 구단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성명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100만달러를 기부했던 열성 지지자 로버츠 크래프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구단주도 "매우 실망했다"고 했다.

    흑인 가수 스티비 원더는 지난 23일 뉴욕 센트럴파크 공연에서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포수 브루스 맥스웰은 24일 메이저리거로서는 처음으로 국가 연주 때 한쪽 무릎을 꿇었다. 이 같은 저항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팔짱을 끼는 건 괜찮지만 무릎을 꿇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후 기자들에게 "국민의례 중 무릎을 꿇는 문제는 인종차별과 무관하다. 우리나라와 국기를 존중하느냐 아니냐를 묻는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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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막말에 스포츠계 집단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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