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역사·문화 등 인프라 연계한 '성숙한 개발' 필요"

    입력 : 2017.09.26 03:04

    이광희 JDC 이사장

    이광희 JDC 이사장
    이광희 JDC 이사장

    "물리적인 개발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제주의 자연환경과 역사, 문화, 관광 인프라를 연계하고, 국제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주개발이 이뤄져야 합니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를 이끌고 있는 이광희 이사장은 국제자유도시로서 제주의 비전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 이사장은 최근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따라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현재 JDC 외자유치는 1조5356억원으로 중국 녹지그룹과 홍콩 람정제주개발 등 중국계 자본에 집중돼 있다"며 "이 같이 특정 국가에 편중돼 있는 외국자본 투자를 일본·국내 자본 등으로 다변화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5일 이광희<사진> JDC 이사장을 만나 취임 10개월에 대한 소감과 제주 개발 방향에 대해 인터뷰를 가졌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무슨 일이 하는 공기업인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중앙정부 차원의 전담 기간으로 설립된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이다. 제주도를 국가 개방 거점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국가발전 전략 수행을 목적으로 지난 2002년 설립됐고, 지역 발전은 물론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동안 성과를 평가한다면

    =교육과 의료, 첨단과학기술단지, 관광 등 제주에 필요한 핵심사업에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먼저 영어교육도시는 해외로 빠져나가는 유학 수요를 국내로 돌리면서 3490억원의 유학 수지 절감효과를 가져왔다. 현재 3개 국제학교에 2860명이 재학중이다. 신화역사공원에는 국내 최대 복합리조트인 '제주신화월드'가 오픈 예정으로, 5000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 등 지역 경제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 의료특구인 헬스케어타운에는 중국 녹지그룹이 투자한 국내 1호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이 개원 준비를 마친 상태다. 고부가가치가 기대되는 의료관광의 기틀이 마련되는 셈이다. 첨단과학단지에는 130여개 기업이 입주해 지난해 2038명이 고용됐고, 1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제주국제자유도시 핵심프로젝트인 신화역사공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화역사공원에 2조원을 투자한 '홍콩람정 그룹'은 현재 다각도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지역에 국제적인 관광시설이 만들어지면 국제마케팅이 활발히 진행될 것이고 전 세계인이 몰려올 것이다.

    고용창출 부분에서도 제주신화월드가 모범적이다. 신화역사공원이 내후년 그랜드 오픈하면 리조트 자체에서 5000명 고용이 생긴다. 이미 제주지역 5개 대학 출신 130명이 싱가포르 직무연수 과정을 밟고 있고, 이중 57명이 채용됐다.

    홍콩람정은 제주도 지역과 상생 발전 협약을 맺었다. 이 상생협약으로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서광마을기업이 만들어졌고, 이 마을 기업은 복합리조트가 필요로 하는 청소, 세탁, 경비, 식품원자재 납품 등을 수행한다. 현재 158명이 고용됐고, 2021년 기준 매출액은 449억원, 고용인원은 9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 관광 실적이 아직은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77만9㎡)에 중국 녹지그룹이 투자하고 운영하는 국내 1호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이 문을 열면 고부가가치 의료관광의 기틀이 마련될 것이다. 녹지국제병원은 2만 8163㎡ 부지에 지상 3층·지하 1층, 47개 병상 규모로 지어졌다.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 4개 진료과가 개설되며 의료진은 의사 9명, 간호사 28명, 국제의료코디네이터 18명 등 134명이다. 현재 제주도에 개원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교육특구인 영어교육도시는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영어교육도시에 있는 3개 국제학교에 재학생이 2900여명이 넘어서고 있다. 거주하는 주민수만 5500여명이다. 이는 세계적인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조기 유학생 등 5년간 해외로 빠져나가는 유학수요를 국내로 흡수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를 금전적으로 계산해보면 유학수지 절감 누적 효과가 349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오는 10월 미국계 국제학교인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가 개교하면 중국 등 외국 학생 유치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다.

    앞으로 국제학교를 추가로 설치하고, 실용대학을 유치하면 아시아를 대표하는 교육허브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일자리가 늘어나면 가장 시급한 것이 안정적인 주택공급이다.

    =현재 제주 인구가 65만명인데 앞으로 100만명은 넘어서야 국제적인 도시로서 면모를 갖출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첨단과학기술단지 2000여명, JDC가 운영중인 면세점 1100명, 영어교육도시 1000여명 등 우리가 직접 운영하거나 투자기업과 연계한 고용이 늘어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취업자가 정착하기 좋은 주택과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JDC는 첨단과학기술단지에 793세대 규모의 공공임대주택과 행복주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시티 실증단지 조성도 검토하고 있다.

    ―면세점에 대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JDC는 내·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제주공항, 제주항 여객터미널, 온라인 등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면세점은 2002년 문을 연 이래 지난해까지 수익 1조원을 거둬들였다. 매출액으로 따지면 5조원에 이른다. 여기서 얻는 수익은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사업의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 JDC 면세점 내국인 면세한도를 확대해 수익을 늘릴 계획이다. 내국인 1인당 면세한도를 1년간 600달러에서 1000달러로, 횟수는 6번에서 10번으로 늘릴 것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제주의 가치를 증진시키는 성숙한 개발을 강조했는데.

    =제주국제자유도시는 사람, 상품, 자본의 이동과 기업활동이 자유로운 홍콩, 싱가포르를 넘어서는 도시로 조성되는 것이 초기 목표였다. 그러나 이제는 제주도 환경, 문화, 역사 등의 특성에 맞는 제주도의 매력을 담은 도시를 추구해야 한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만이 아니라 제주도민도 제주의 매력을 향유하고 여유롭게 누릴 수 있는 행복한 국제자유도시로 개발하는 것으로 목표를 바꿔야 한다는 의미이다. 개발은 하되 제주의 환경적·문화적 특성을 살리며 고유한 가치를 증진시키는 '성숙한 개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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