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너머까지 서울도심 '두 발 데이트'… 재밌고 뿌듯하네요

입력 2017.09.25 03:05

걷기 7.6㎞·자전거 15㎞ 코스… 주황·파랑 풍선으로 분위기 띄워
"같은 길이라도 차타고 볼때보다 걷고 자전거 타니 더 아름다워"
남산터널에는 DJ의 신나는 음악, 반포공원선 기념사진 줄 늘어서

자동차로 혼잡하던 서울 도심 도로가 시민의 두 다리와 두 바퀴에 안겼다. 국내 최대 규모의 걷기·자전거 시민 축제인 제5회 '걷·자 페스티벌(조선일보·서울시 공동 주최)'이 24일 열렸다. 걷기 부문 1만명, 자전거 부문 4000명 등 1만4000명이 선선한 날씨 속에 서울 광화문에서 반포한강공원까지 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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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음악이 나오고, 조명쇼와 LED(발광 다이오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평소 자동차 달리던 소리만 요란했던 서울 남산 3호 터널이 신나는 클럽으로 변신했다. 24일 열린‘서울 걷·자 페스티벌’의 이벤트 중 하나였다. 3호 터널을 걸어서 지나던 시민들은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며 신바람을 냈다(큰 사진). 도착지인 반포한강공원에선 시민들이 조선일보 지면을 형상화한‘포토 월’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만들었다(오른쪽 위 사진).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과 박원순 서울시장, 이광구 우리은행장(왼쪽부터·오른쪽 아래 사진)도 걷기 축제에 동참했다. /성형주 기자·장련성 객원기자·박상훈 기자
광화문광장은 오전 7시부터 알록달록한 운동복을 입고 자전거 헬멧을 손에 든 시민들로 북적였다. 일찌감치 광장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무료로 받은 주황·파랑 풍선을 가방과 자전거에 매달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오전 7시 55분 광장 한쪽에 마련된 무대에서 인사 말씀을 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걷기 좋고,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에 여러분이 행사에 나와주셔서 대기 질이 맑아지고 지역 경제도 살아날 것"이라며 "앞으로도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걷자"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오전 8시 자전거 수천대가 줄지어 광화문광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올해로 3회째 자전거 코스에 참가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국내 최초의 자전거 관련 학과인 성수공고 에코바이크과 학생들과 함께 페달을 밟았다. 조 교육감은 "같은 길이라도 자전거를 타고 지날 때 풍경이 두 배 이상 아름답다"고 말했다.

걷기 행렬의 열기도 뜨거웠다. 오전 8시 30분 사회자인 개그맨 김기리씨가 초읽기를 하자 아기를 안은 아빠, 엄마 손을 잡은 아이들이 출발했다. 행렬 맨 끝에 유모차를 끌고 온 부부도 보였다. 이들은 광화문광장에서 회현사거리, 남산 3호 터널, 잠수교를 거쳐 반포한강공원까지 7.6㎞를 걸었다. 자전거 참가자들은 총 15㎞를 달렸다. 코스 중간 지점인 남산 3호 터널 안에선 지치기 쉬운 참가자들을 위해 DJ가 음악을 틀어주며 분위기를 띄웠다.

국내 최대의 도심 걷기·자전거 축제인 제5회‘서울 걷·자 페스티벌’에 참가한 시민들이 24일 오전 풍선을 들거나 가방에 매고 광화문광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두발로, 두바퀴로 서울 도심의 가을을 즐기다 - 국내 최대의 도심 걷기·자전거 축제인 제5회‘서울 걷·자 페스티벌’에 참가한 시민들이 24일 오전 풍선을 들거나 가방에 매고 광화문광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자전거 참가자 4000여 명이 오전 8시에 먼저 달려 나가고, 30분 뒤 걷기 참가자 1만여 명이 광화문광장과 서울역 고가공원 인근에서 출발했다.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나온 시민들은 반포 한강공원까지 가을 나들이를 즐겼다. /김지호 기자
오전 9시 20분쯤 도착점인 반포한강공원으로 자전거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올해는 완주 축하 행사가 지난해보다 더 다채로웠다. 완주 지점에서 풍물패가 꽹과리, 장구를 치며 흥을 돋웠다. 한강공원에 마련된 시민 공연 무대에서는 오카리나 공연, 기타 공연, 마술쇼가 이어졌다.

완주자들은 무대 앞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무대 한쪽에 마련된 가상현실(VR) 체험존도 인기였다. VR 안경을 쓰고 고층 빌딩에서 아래로 점프하는 체험을 한 오원길(59)씨는 "걸어온 것도 좋은 경험이었는데 도착 지점에 다양한 부스가 많이 마련돼 있어서 재미가 두 배였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반포한강공원에 설치된 대형 LED 전광판에는 참가자들이 실시간으로 보낸 사진과 영상이 흘러나왔다. 참가자가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걷자서울 #서울걷자페스티벌 #걷자페스티벌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올린 사진이 전광판에 소개됐다. 전광판 옆에 마련된 포토월 앞에는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기다리기도 했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곳은 기념사진을 현장에서 바로 인쇄해주는 모바일 인쇄 부스였다. 부부 동반 완주 사진을 인화한 백낙창(57), 김막례(55)씨 부부는 "차로만 다녔던 길을 자전거로 시원하게 달리며 오랜만에 가을 데이트를 했다"고 말했다. 딸 전희정(25)씨와 함께 걸어왔다는 정영미(56)씨는 "오랜만에 딸과 걸으며 서울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내년에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앙대 한복문화동아리 햇귀 회원들인 오청해(28), 이현아(24), 김혜성(26)씨는 빨간 저고리와 푸른 두루마기가 돋보인 한복을 입고 나란히 걸어왔다. 이현아씨는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나섰다"며 "함께 걸은 어르신들이 '기특하다'고 칭찬을 해 주셔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협찬: 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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