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엔총회선 협박… 뒤에선 '구걸 외교'

    입력 : 2017.09.25 03:14

    리용호 "공격 기미땐 선제행동"
    트럼프엔 "정신이상자" 막말도
    UNDP 등 찾아가선 지원 요청

    리용호 북한 외무상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리용호〈사진〉 북한 외무상은 23일(현지 시각) "미국과 그 추종 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없는 선제 행동으로 예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리 외무상은 이날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72차 유엔 총회 일반 토의 기조연설에서 "북한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리 외무상은 연설 서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과대망상이 겹친 정신이상자, 미국인들에게마저 고통만을 불러오는 최고통사령관"이라면서 "권모술수를 가리지 않고 한생을 늙어온 투전꾼이 미국 핵 단추를 쥐고 있는 위험천만한 현실이 국제 평화에 최대 위협"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대통령'이란 호칭은 한 번도 붙이지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거짓말의 왕초' '악(惡)통령' 등으로 부르며 비난했다.

    지난 19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칭하며 "자신과 정권에 대해 '자살 공격'(a suicide mission)을 하고 있다"고 한 데 대한 대응이었다. 2014년부터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북한이 미국 대통령을 이처럼 원색적으로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 외무상은 이어 "우리의 국가 핵 무력은 철두철미 미국의 핵위협을 끝장내고 미국의 군사적 침공을 막기 위한 전쟁 억제력"이라며 "최종 목표는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의 강도 높은 '트럼프 비난'이 계속되면서 연설을 마친 후 의례적인 박수 때를 제외하고는 회의장 분위기가 줄곧 무거웠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북한이 국제사회의 핵·미사일 폐기 요구를 비난하면서도 국제사회에 대북 지원 요청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RFA는 "리 외무상이 유엔개발계획(UNDP)과 유니세프(UNICEF) 관계자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난해 함경북도 홍수 피해를 빌미로 했었던 '구걸 외교'를 올해에도 계속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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