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드 배치 잘 끝났다면서요"… 文대통령 "中 보복 심각"

    입력 : 2017.09.23 03:11 | 수정 : 2017.09.23 08:20

    [뉴욕서 정상회담 "한국 최첨단 군사 자산 획득·개발" 합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도 거론]

    文대통령, 北 도발 '개탄' 표현에 트럼프 "개탄? 내겐 행운의 단어"
    대선때 힐러리 역풍 맞은것 농담
    아베, 韓·美·日 정상회담 자리서 800만달러 對北 지원 우려 표명
    日언론 "트럼프가 文대통령에 '지금이 北 지원할 때냐' 화냈다"
    靑 "악의적 오보, 日에 강한 유감"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후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미 회담에서 양 정상은 "북한에 대해 압도적인 군사력의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데 공감하고 한국의 최첨단 군사 자산의 획득과 개발 등을 통해 굳건한 한·미 연합 방위 태세를 유지·강화하기로 했다"며 "한국과 주변 지역에 미국 전략 자산의 순환 배치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고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곧이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포함한 한·미·일 정상 오찬 회담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는 한국의 800만달러 대북 지원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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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가운데)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롯데팰리스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맨 앞)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문 대통령 뒤) 일본 총리와 함께 정상회담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먼저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B-1B 전략폭격기 등 미군의 전략 자산을 평시에도 한국과 주변 지역에 순환 배치하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우리 군의 핵 추진 잠수함 보유 문제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경북 성주에 임시 배치가 완료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포대에 대해 "사드 배치는 잘 끝났다면서요"라고 먼저 물었고, 문 대통령은 이에 "중국의 경제 보복 문제가 심각하다. 미국이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고 답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11월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중·일을 방문하는데 그때 (중국의 경제 보복 문제가) 다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모두 발언을 통해 "북한의 도발이 대단히 개탄스럽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이 '개탄한다(deplorable)'는 단어를 사용해 굉장히 기쁘다. 내게는 '행운의 단어'"라고 말해 좌중이 웃기도 했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을 '개탄스러운 집단'이라고 표현했다가 역풍을 맞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는 데 도움을 줬다.

    이어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오찬을 하며 열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후 브리핑에서 "3국 정상은 북한이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밖에 없도록 국제사회 전체가 북한에 대해 최고 강도의 제재와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대통령은 최근 유엔 총회에서 잇따라 연설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 파괴'를, 문 대통령은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그러나 강 장관은 이날 두 대통령 연설이 "맥락이 같다고 본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강력하게 발언하면서 (결과적으론) 군사적 옵션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 되길 바란다고 했기 때문에 기조가 같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미·일 회담이 끝나고 일부 일본 언론은 자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일 정상이 한국의 800만달러 대북 지원에 대해 문 대통령에게 신중하게 대응할 것을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이 인도 지원을 할 때인가'라며 상당히 화를 냈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악의적 보도. 전혀 사실이 아닌 보도"라며 "해당 언론사와 일본 정부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회담에서) 인도적 지원 문제에 대해 말을 한 것은 아베 총리"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대북 지원) 말씀을 듣고 '그럴 수 있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지원은 국제기구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고 지원 시점은 미뤄질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가 문제 제기는 했지만, 문 대통령이 상황을 설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해를 표시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한국 정부의 유감 표명에 이날은 추가 대응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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