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대통령이 푸틴에게 받은 劍, 의견 분분

    입력 : 2017.09.23 03:02 | 수정 : 2017.09.23 09:50

    역대 대통령의 '선물 외교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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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조선시대 검을 선물받고 낚시 애호가인 푸틴 대통령에게 대나무 낚싯대를 선물했다. /청와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한 조선시대 검(劍)엔 무슨 의미가 담겨 있을까. 지난 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 이후 푸틴 대통령의 선물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러시아에서 칼 선물은 '인연을 끊는다'는 의미로, 외교적으로 부정적 의미가 담긴 선물"이라는 해석과 "미국인이 가져갔던 조선시대 검을 러시아가 사들여 돌려준 신뢰의 상징"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각국 정상들이 건네는 선물은 '선물 외교'로 불릴 정도로 물건 그 이상으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 김혜진 교수는 "두 의견 모두 근거가 있다"며 "실제 러시아에서 칼, 도끼 등 뾰족한 물건은 불길한 의미가 있어 보통 선물하지 않고, 불가피하게 받게 될 경우엔 적은 돈이라도 주면서 상징적으로 사는 행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러시아 영웅 서사시나 무용담에서 무사의 검을 선물하는 것은 친구나 동료에게 특별한 신뢰를 보내는 것"이라며 "검은 뾰족한 형태일지라도 미신과 상관없이 신뢰의 상징으로 보는 게 옳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선물 받은 검은 퇴임 후 대통령기록관에서 보관한다. 1983년 시행된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대통령도 외국인이나 외국 정부로부터 받은 선물을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고, 10만원 또는 100달러 이상으로 값이 매겨지면 국가에 귀속된다. 대통령기록관은 역대 대통령 중 11명(권한대행 포함)이 받은 선물 4061건을 보관하고 있다. 공직자윤리법 시행 이전에 받은 선물은 신고 대상이 아니라 기증받은 것만 보관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받은 선물이 806건으로 가장 많고, 15일간 대통령직 권한대행이었던 박충훈 권한대행(1980년 8월)은 그 기간 방한한 적도기니 외상으로부터 받은 상아 1건이 유일하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9건을 선물 받았다.

    선물을 통해 역대 대통령이 집중했던 외교 정책과 취향도 가늠할 수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산업화와 베트남 파병 문제 등으로 대미 외교에 집중했다. 닉슨 미국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에게 아폴로 11호가 달에서 가져온 월석(月石)으로 만든 기념패를 선물했다. 1972년 남북 공동성명을 준비하면서 북한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금강산 선녀도와 청자 항아리를 받기도 했다. 서예 애호가 김영삼 전 대통령은 중국 명나라 시대 붓·먹·벼루 세트와 일본 하쿠호 시대 붓을 선물 받았다.

    압둘라 이븐후세인 요르단 국왕은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식기 세트 227점을 선물했다. 받았던 선물을 다시 돌려준 일도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5년 영국을 방문해 엘리자베스 2세로부터 훈장을 받았는데, 3점으로 이뤄진 훈장 중 목걸이 형태 훈장은 서거 후 반환하는 조건이었다. 2015년 11월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지난해 영국 대사관 요청에 따라 돌려줬다.

    '금강산 선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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