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왜 스타필드에 주말만 되면 반려견이 하루 500마리씩 몰릴까

조선일보
  • 유소연 기자
    입력 2017.09.23 03:02

    하남·고양점 모두 입장 허용
    푸드코트 뺀 공용공간은 어디나 데려갈 수 있어

    '반려견 허용'에 의견 다양
    "천덕꾸러기 취급받다가 눈치 보지 않고도 다녀…" "낯설지만 신기하고 재미"
    "큰 개가 달려들까봐 유모차 차양 내렸다" "개 무서워 쇼핑 내내 긴장"

    지난 17일 오후 경기 하남시에 있는 스타필드하남 1층은 개들로 붐볐다. 아이 울음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사방에서 섞여 들렸다. 소파에 몸을 누인 개, 유모차에 강아지를 태우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많았다. 시베리안허스키나 사모예드 같은 몸집 큰 개들도 종종 보였다. 한쪽에선 처음 만난 닥스훈트와 몰티즈가 서로 냄새를 맡다가 닥스훈트가 몰티즈 주인 발에 오줌을 눴다. 닥스훈트 주인은 민망한 표정을 지으며 몰티즈 주인에게 티슈를 건넸다.

    쇼핑몰 곳곳에선 미화원들이 바닥만 내려다보고 다니며 개들의 똥오줌 자국을 지우고 탈취제를 뿌렸다. 이날 쇼핑몰 중앙에선 '펫티켓(펫+에티켓)'을 잘 지키자는 캠페인이 한창이었다. 개 목줄을 쥔 손님들이 공짜로 주는 배변 처리용 세정제·탈취제를 받으려고 줄 서 있었다.

    스타필드하남은 지난해 9월 문을 열면서 '반려견과 함께 즐기는 쇼핑'을 내세웠다. 푸드코트를 뺀 공용공간 전체에 반려견을 데려갈 수 있고, 입점한 매장들은 각각 '출입 제한', '이동장에 넣었을 시 출입 허용', '목줄 맨 채 출입 허용'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주말이면 이 쇼핑몰에 하루 최대 500마리가량의 개들이 다녀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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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오전, 경기 스타필드하남에서 주인을 따라 들어온 개들이 인사하고 있다. 쇼핑몰에 들어올 수 있게 되면서 도심 속 개들의 활동 반경이 넓어졌다. / 고운호 기자
    최근 경기 고양시에 문을 연 스타필드고양 역시 반려견과 함께 쇼핑할 수 있다. 식음료 매장 뺀 대부분 매장이 반려견과 함께 들어오는 것을 막지 않는다. 골든리트리버를 키우는 정은수(30)씨는 "대형견은 어딜 가나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데 여기는 눈치 보지 않고 다닐 수 있어서 좋다"며 "주인이 관리만 잘하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른 쇼핑객은 "개가 쇼핑몰을 거니는 풍경이 낯설긴 하지만 신기하고 재밌다"고 했다.

    이날 스타필드하남을 찾은 직장인 김모(29)씨는 "1층 카페에서 케이크를 먹는데 중앙 통로로 개들이 계속 지나다녀 신경이 쓰였다"며 "개를 무서워해 쇼핑 내내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두 살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나온 30대 여성은 "큰 개가 달려들까 봐 유모차 차양을 내렸다"며 "가끔 목줄 없이 개를 안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어서 불안하다"고 했다. 쇼핑몰 측은 개가 '실례'한 뒤처리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 문제가 되자 매장 곳곳에 배변 봉투를 비치해놨다.

    스타필드 측이 개를 싫어하는 손님들의 불만과 매장 관리의 까다로움을 무릅쓰고 반려견 입장을 허용한 이유는 '펫팸(펫+패밀리)족'을 잡기 위해서다. 반려견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키우는 집이 1000만을 넘어서면서 이들의 구매력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스타필드에 입점한 한 잡화매장 직원은 "개와 함께 온 젊은 부부들이 지갑 여는 씀씀이가 큰 편"이라며 "상품이 망가질까 봐 걱정돼도 이들이 큰 고객이니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동물 사랑이 반영됐다는 후문도 있다. 그는 스탠더드 푸들 '마리'와 '몰리'를 키우고 있다. 스타필드에 입점한 반려동물용품 매장 '몰리스 펫샵' 역시 정 부회장의 반려견 이름을 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직접 개를 데리고 쇼핑몰을 돌아다니는 장면을 찍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한다. 스타필드 관계자는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등 공격성이 있는 몇몇 견종은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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