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4인 출사표

    입력 : 2017.09.22 03:05

    후보에 설정·수불·혜총·원학스님
    허위학력·사전 선거운동 논란도

    불교 최대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의 살림을 4년간 책임질 총무원장 선거(10월 12일)가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18~20일 후보 등록 결과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方丈) 설정(73) 스님과 안국선원장 수불(64) 스님, 포교원장을 지낸 대각회 이사장 혜총(72) 스님, 봉은사 주지를 역임한 경북 군위 인각사 주지 원학(63) 스님(기호 순) 등 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공식 선거운동은 26일부터 시작된다. 선거는 중앙종회 의원 81명과 24개 교구 본사에서 10명씩 뽑는 선거인단 등 총 321명이 투표하는 간선제다. 선거인단에 대해서는 현 자승 총무원장의 영향력이 지배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방장 vs. 선원장

    조계종 안팎에서는 사실상 설정 스님 대(對) 수불 스님 양강(兩强) 대결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설정 스님은 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수불 스님은 일찍부터 "단 한 표가 나오더라도 완주한다"고 밝혀왔다.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왼쪽부터 설정·수불·혜총·원학 스님(기호순).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왼쪽부터 설정·수불·혜총·원학 스님(기호순). /조선일보DB·조계종
    설정 스님의 출마는 눈길을 끈다. 70대 현직 방장의 출마는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 방장은 강원, 선원, 율원 등을 갖춘 대형 사찰(총림)의 정신적 지도자다. 설정 스님은 수덕사 주지와 중앙종회 의장을 지냈다. 이후 봉암사·상원사 등의 선방(禪房)에서 수행했으며 2009년에 경허·만공 선사의 선맥(禪脈)을 잇는 덕숭총림 4대 방장, 지난 4월엔 조계종 원로의원에 추대됐다. 설정 스님은 겸직 금지 규정에 따라 지난 15일 수덕사 방장과 조계종 원로의원직을 사임했다.

    수불 스님은 선승(禪僧)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화두를 들고 참선하는 간화선(看話禪)을 도심에 전파한 선구자로 꼽힌다. 부산 범어사로 출가한 수불 스님은 1989년 부산, 1996년 서울에 안국선원을 개원하고 7박8일의 '간화선 집중 수행' 프로그램으로 선풍을 일으켰다. 동국대 발전기금을 비롯해 불교계 대형 불사(佛事)에 거금을 쾌척해왔다. 불교신문사 사장과 제14교구 본사 범어사 주지를 지냈다.

    논란

    후보 등록 이전부터 설정 스님과 수불 스님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설정 스님은 '허위 학력 의혹'이 제기됐다. 그는 최근까지도 '서울대 원예학과 졸업'으로 알려져 왔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의혹이었다. 설정 스님은 출마 전인 지난 8일 수덕사로 불교계 언론 기자들을 불러 자신의 학력은 '서울대 부설 방송통신대 농학과 졸업'이라며 의혹을 인정했다. 그는 "관련 내용을 정확히 알리지 못해 오해가 생긴 점을 사과한다"고 했다.

    수불 스님에 대해서는 선거법 위반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여름 하안거 때 교구본사들에 지원금(대중공양)을 전달한 것과 18일 후보 등록 후 기자회견을 연 것을 가리킨다. 조계종의 여당 격인 '불교광장' 소속 중앙종회 의원 9명은 수불 스님을 조계종 선관위에 고발한 상태이며 혜총·원학 스님도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불 스님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수불 스님은 조계종 선관위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신도들의 정성을 모아 안거의 운영 기금을 지원하는 대중공양은 종법(宗法)에도 근거가 있는 '특별 찬조금'으로 선거법의 예외에 속한다"고 반박했다. 수불 스님은 18일 회견에서 "종단 집행부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등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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