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중국 '군수 밀월' 끝나나

    입력 : 2017.09.18 03:05

    "항공엔진 업체 기술 빼돌릴 우려" 우크라 법원, 中기업 지분 동결
    미국이 中 견제하려 압박한 듯… 다음 타깃은 '北 관련 기업' 관측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한 법원이 지난주 자국 군수업체인 '모터 시치'의 지분 56%를 소유한 중국 기업 '스카이라이즌 항공'에 대해 지분 행사를 동결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중국 기업이 우크라이나 군수업체를 장악한 뒤 군수 기술과 자산을 중국으로 빼돌리고 청산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해왔다고 SCMP는 전했다.

    이번 판결로 스카이라이즌 항공은 모터 시치에 대한 주권 행사가 불가능해졌다. 모터 시치는 항공기·헬리콥터 엔진 제조업체로 세계에서 가장 큰 수송기 안토노프 An-225 엔진 등을 제작했다.

    스카이라이즌 항공은 우크라이나 측과 우호적 관계를 맺어온 대표적인 중국 기업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스테판 쿠비프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가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우크라이나에 2억5000만달러(약 2700억원)를 투자해 2만2000명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공장을 짓겠다고 약속했고, 우크라이나 정부도 중국 충칭에 항공기 엔진 공장을 짓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밀월(蜜月) 관계이던 중국과 우크라이나 간의 군수 협력이 갑자기 난관에 부딪힌 것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뉴스는 "미국 정부가 중국의 군사력 강화를 견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압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함께 중국의 핵심 군수 협력 국가다. 군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은 구소련이 무너진 1990년대부터 우크라이나와 군수 협력을 강화해왔다. 중국의 첫 항모인 랴오닝함도 우크라이나에서 사실상 퇴역한 구소련 항모를 개조한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계속 중국과 군수 협력을 꺼린다면 중국의 선진 군수 기술 확보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다음 타깃으로 북한에 탄도미사일 기술을 유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우크라이나 군수 기업을 압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러시아 군사전문가 바실리 카신은 "(미국의 압박으로) 우크라이나 정부가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빼 온 것으로 의심되는 우크라이나 국영 로켓제작업체 '유즈마슈(Yuzhmash)'를 자체 단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북한에 탄도미사일 기술을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2011년 자국 로켓 공장에서 기술을 빼가려던 북한 공작원을 체포하는 영상을 미국 CNN에 공개했다.

    [나라정보]
    北ICBM 엔진은 우크라이나제…우크라·러, 유출책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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